[개장전]'배당락'이 반등 발목잡나

거래일이 이틀 남았지만 증시는 이미 폐장 분위기이고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같은 소강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도한 하락에 따른 반등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서 가격 메리트가 사라졌고 증시를 이끌던 정책도 더이상 나올게 없는 공백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말 연초는 그동안 발표된 경기부양정책들의 실제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겠지만 다소 호전될 기미가 보여야 하고 기업실적들도 최악이겠지만 개선될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느낄 수 있어야 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연초부터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구조조정도 마찬가지다. 옥석가리기의 결과가 눈에 보여야 증시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정부가 ‘금융·기업 구조개혁 촉진방안’을 발표하고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했지만 실제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퇴출기업 및 은행 명단을 발표한 이후 부터였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단기적인 대응 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들과 기업들의 실적 악화를 확인하면서 당분간 증시를 관망하되 경기 방어주에 대한 관심을 늘릴 때라는 것.

"최근 흐름이 좋은 제약, 음식료, 통신 등 경기방어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기회로 삼을 필요"(한국투자증권), "최근 지수 하락기에 상대적으로 벤치마크대비 방어적이었던 업종 비중을 늘리고 최근 반등기 상승폭이 큰 종목을 다소 줄이는 전략"(우리투자증권), "실적시즌 불확실성을 감안한다면 일단 시장을 관망하되, 실적편차가 적은 경기방어주가 투자대안"(한양증권) 등의 분석이다.


뉴욕 증시는 닷새간의 하락 끝에 이틀간 반등했다. 반면 코스피는 닷새간의 상승 끝에 나흘 연속 하락했다. 증시가 이미 폐장 분위기이지만 반등을 염두에 둘 때도 됐지만 오늘(29일)은 배당락이 이뤄지는 날이라는 게 걸린다.

이영 IBK증권 연구원은 "연말 배당과 연계된 매수차익잔고 약 1조 1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며 "배당락일을 시작으로 기설정된 매수차익잔고 청산 가능성 있어 수급 조건이 긍정적이지 못해 코스피의 반등 시도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을 볼 때 배당 수익률 이상으로 코스피가 하락했던 경우보다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에 배당락이라고 해서 지수 전반적으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배당과 관련된 종목의 경우 개별 종목별로 배당락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