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국회 폭력, 미래 불안케 해"

- "국회 폭력사태, 자부심에 찬물 끼얹고 미래 불안하게 만들어"
- "민주주의와 폭력 결코 양립할 수 없고, 국회 법질서 상징돼야"
- "국민통합 가로막는 정치 양극화, 극복해야 할 심각한 과제"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국회의 폭력사태가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민주주의를 이룩한 우리의 자부심에 찬물을 끼얹을 뿐만 아니라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지난해 말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극한 대립을 벌인 여야 정치권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KBS1 라디오와 교통방송 등을 통해 방송된 올해 첫 라디오 연설에서 "회의실 문을 부수는 해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때리고 제 머리와 가슴을 때리는 것 같이 아팠다"며 "올해 우리가 OECD 각료 의장국이 됐지만 어떻게 이런 모습을 갖고 의장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정말 앞이 캄캄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폭력은 결코 양립할 수 없고, 국회는 언제, 어떤 경우에도
평화와 법질서의 상징이자 보루가 되어야한다"며 "온 국민이 지켜야할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법을 무시하고 지키지 않는다면 과연 어떻게 법치주의가 바로설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혹 아이들이 보면 어쩌나, 외국인들이 보면 어쩌나 마음 졸인 것이 비단 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안타까운 것은 정부는 물론 민간까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이 시점에 정치가 오히려 공든 탑을 무너뜨리고 있지 않나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이렇게 국제적 경멸의 대상이 되다니 대통령으로서 정말 부끄러웠다"며 "정치 선진화가 따라주지 않으면 선진화는 없고 국격이 높아지지 않으면 선진화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작년 말에 1분기 앞서 업무보고를 받고 예산집행도 서두르고 있지만 여야 대립으로 법안 처리가 늦어지는 바람에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며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특히 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 "대통령으로서 무슨 정책을 내놔도 계속 반대만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며 "분열을 조장하고 통합을 가로막는 정치적 양극화야말로 경제적 양극화 못지않게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를 바로 세우는 정치 개혁이 말이 아니라 이제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이번 사안도 그냥 그대로 흘려버리면 정치 발전이 없겠지만 국회 스스로 개혁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국민들은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정치권의 변혁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올 한해 저는 인기 발언이나 하면서 행동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지는 않을 것"이며 "이념과 지역을 떠나 경제를 살리고 서민 고통을 덜어주는 일에 전념 하겠다"고 경제위기 극복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