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4월 재보선 나갈까 말까'…첫 휴가 숙제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원외인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오는 4월 재·보궐 선거 출마 여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다.

김효재 비서실장은 10일 "박 대표가 이번 주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며 "오늘 한승수 국무총리 예방 일정과 내일 오찬 약속을 마친 뒤 주말까지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 기간 동안 서울 자택에 머물면서 '4·29 재·보선' 출마 여부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박 대표 측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경남 양산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이곳이 지역구인 같은 당 허범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늦어지면서 양산은 재·보선에서 제외됐다.

4월 재·보선이 확정된 4곳에서 민주당 텃밭인 전주 완산갑과 덕진 2곳을 제외하면 남는 지역은 인천 부평을과 경북 경주다. 이 가운데 경북 경주엔 이미 친이계 정종복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내에서 조율할 수도 있겠지만 여당 대표가 텃밭인 영남지역 출마를 노리는 데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부담이다.

당내에선 박 대표가 인천 부평을에 출마해 재·보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지역에선 그동안 여야 박빙으로 선거가 치러졌기 때문에 이번 재·보선에 정치인생을 걸어야 하는 박 대표에겐 부담스럽다.

청와대도 부정적인 분위기다. 여당 대표가 수도권에 출마할 경우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 선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가 낙선하게 되면 여권 전체에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경률 사무총장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필요하다면 대표에게 출마를 건의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상대 당에서 어떻게 공천하느냐 등을 감안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야권 거물이 수도권에 출마하게 되면 박 대표도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