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리서치 인사 줄줄이 이동

3월 결산을 앞두고 여의도 증권가에서 거물급 리서치 인사들의 연쇄이동이 본격 시작됐다.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른 조직개편과 증시침체 영향으로 자천타천 자리를 떠나 새둥지를 트는 증권사 리서치 및 자산운용 임원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성근 동부증권 자산운용담당 상무는 오는 4월 코리안리투자자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우증권 주식딜러로 출발한 박성근 상무는 산은자산운용(옛 서울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 한화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 헤르메스투자자문 대표이사, 교보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자산운용 전문가다.

이번 코리안리투자자문 대표 선임도 그의 오랜 자산운용 경험과 노하우가 배경이 됐다.


박희운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도 4월부터 KTB증권으로 출근할 예정이다. 외국계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를 시작한 박 상무는 셀(sell)사이드인 증권사와 바이(buy)사이드인 자산운용사(삼성투신)를 동시에 경험한 몇 안 되는 리서치센터장이다. 그는 솔직한 보고서를 작성하기로 유명한 인물로 토종 애널리스트 양성에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국내 리서치계의 거물인 임춘수 삼성증권 글로벌리서치본부장(전무)는 최근 조직개편을 계기로 또다른 대형 증권사로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금융기관에서 활동한 한국계 애널리스트 1세대인 임 전무는 지난 2002년부터 삼성증권 리서치헤드를 맡았다. 그는 국내 리서치 시스템과 역량을 한단계 높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앞서 이석제 전 씨티증권 상무는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아태지역운송부문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이석제 상무는 2007년 아시아머니 선정 한국기업분석 애널리스트 1위에 오른 세계적인 분석가다.

임원들이 자리를 떠난 증권사들은 공백을 메울 후임인사를 단행할 수밖에 없어 인사 도미노가 예상된다.

특히 임원급 인사가 자리를 옮기면 동시에 또는 시차를 두고 같이 일을 했던 핵심인력들을 데려가는 경우가 많아 대규모 인사 후폭풍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박희운 상무는 송재경, 민청홍 최성재 등 핵심 애널리스트들과 함께 움직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애널리스트들을 중심으로 자리이동이 있어왔지만 3월 결산이 끝나면 전체적으로 인사이동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임기가 끝나는 임원이나 조직개편으로 자리를 떠나야 하는 임원들이 잇따라 자리를 이동하면서 직원들도 대거 따라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