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종부세 대상 전년比 76% 급감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시장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과 미분양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특히 단독주택을 포함한 올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 주택(부과 기준)이 지난해보다 76% 이상 급감했다. 이에 따라 소위 '버블세븐' 지역 내 고가 중대형아파트의 경우 보유세가 최대 70% 이상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는 올 1월1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전국 967만 가구의 공동주택(아파트 779만 가구, 연립 45만 가구, 다세대 143만 가구) 가격을 이달 30일 공시한다고 29일 밝혔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제도 도입이후 총액 기준으로 △2006년 16.2% △2007년 22.7% △2008년 2.4% 등으로 계속 상승세를 보여왔으나, 올해 처음으로 전년도 대비 전국 평균 4.6% 하락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5.3% 하락한 반면, 연립과 다세대는 각각 1.0%, 3.3% 올랐다. 공동주택가격이 하락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위 영향으로 시장이 침체되면서 수요가 위축되고 미분양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8곳이 하락했다. 경기(-7.4%)와 서울(-6.3%)의 하락률이 가장 컸다. 이에 반해 인천(6.0%)과 전북(4.3%)은 상승했다. 특히 과천(-21.5%) 분당(-20.6%) 용인 수지(-18.7%) 등 버블세븐 지역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반면 의정부(21.6%) 동두천(21.5%) 인천 동구(19.8%) 등은 경전철 건설,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호재로 인해 가격상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공동주택가격이 치솟았다.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60㎡ 초과 주택이 4.0~12.1% 가량의 하락률을 기록한 데 반해, 60㎡ 이하 주택은 1.1~2.7% 정도 상승했다. 가격대별로도 6억원 초과 주택은 평균 14.3% 하락했지만, 2억원 이하 저가주택은 1.3~2.9% 가량 뛰었다. 6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19만4576가구로, 전년(25만5827가구)보다 23.9% 감소했다.



이와 함께 전국 399만 가구의 개별(단독)주택가격은 총액을 기준으로 전년대비 평균 1.84% 하락했다. 서울(-2.50%)을 비롯해 경기(-1.98%) 경북(-1.89%) 충북(-1.85%) 등이 비교적 많이 떨어졌다. 인천(-0.43%)의 하락률이 가장 낮다.

6억원 초과 개별(단독)주택은 전체의 0.7%인 2만6466가구로 수도권에 96.9%인 2만5646가구가 집중돼 있고 지방에는 820가구가 분포해 있다. 전국 최고가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소재하는 주택으로 94억5000만원(2008년 95억9000만원)이며 최저가는 대구 중구 동산동 소재 주택으로 24만8000원이다.

종부세 대상 주택(공시가격 9억원 초과)은 공동 5만9989가구와 단독 8065가구 등 모두 6만8054가구로, 지난해 부과 대상(6억원 초과)인 28만4821가구에 비해 76.1% 가량 급감했다.

이같은 공시가격 하락과 종부세·재산세 과표 적용률 및 세부담 상한선 적용비율 하향 조정 등으로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주요 지역 중대형 주택의 보유세는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공시가격이 오른 서울 강북권 역시 보유세는 오히려 줄어들 공산이 크다.

한편 이번에 공시된 공동 및 단독주택가격은 이달 30일부터 6월1일까지 국토부 홈페이지(www.mltm.go.kr) 또는 해당 주택소재지 시·군·구에서 열람할 수 있다. 이의신청은 6월 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의가 제기된 주택에 대해선 재조사와 검증 등을 거쳐 오는 6월30일 재조정 공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