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츰 열리는 유럽 하늘길..추가 화산폭발 경고도

유럽에서 가장 이용객이 많은 히드로공항이 20일(현지시간) 다시 문을 여는 등 영국, 프랑스 등지의 주요 공항들이 업무를 재개하면서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꽉 막혀 있던 유럽 하늘 길에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에이야프얄라요쿨화산이 계속 화산재를 내뿜고 있어 항공 정상화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런던의 히드로와 개트윅공항, 파리의 샤를드골, 오를리공항,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공항, 노르웨이 오슬로공항 등이 이날 제한적이나마 항공기 이착륙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주요 공항 재개장에 힘입어 브리티시항공, 에어프랑스-KLM 등 대형 항공사들도 서둘러 일부 노선의 운항을 재개했다.


유럽에서 가장 분주한 공항인 히드로공항에는 항공기 이착륙이 허용되자마자 캐나다 밴쿠버발 항공기를 필두로 북미와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출발한 여객기 20여 대가 착륙했다.

주요 공항 항공기 이착륙 재개에 누구보다 환호한 것은 일주일 가까이 발이 묶여 있던 여행객들.

샤를 드골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간 날만 기다리던 미국 여행객 제니 린 코헨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조금 겁이 나긴 하지만 비행기가 다시 이륙할 수 있다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라면서 하루빨리 항공기 운송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항공안전 당국인 유로콘트롤은 유럽 내 항공편 운항이 곧 평소의 절반까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오는 23일쯤 항공 운송이 거의 정상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에이야프얄라요쿨화산이 내뿜은 새로운 화산재가 영국과 덴마크 상공으로 이동하고 있는 데 따라 상황이 다시 나빠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부 과학자들은 에이야프얄라요쿨화산 폭발로 인해 인근 화산도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전했다.

아이슬란드대학 지구과학연구소의 지구물리학 교수인 팔 아이나르슨은 에이야프얄라요쿨화산 폭발 충격으로 같은 미르달스요쿨빙원에 위치한 카틀라화산도 폭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카틀라화산의 폭발 규모가 에이야프얄라요쿨화산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카틀라화산은 1918년 대규모 폭발 이후 활동을 멈췄다.

화산 전문가들은 카틀라화산이 폭발할 경우, 유럽 항공대란이 한층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화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아이슬란드에선 8차례 화산 폭발이 있었지만 이중 이번 에이야프라요쿨화산과 같이 폭발 후 북부 유럽쪽으로 북서풍이 분 적은 한번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