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 민주당…공천 책임론 불가피

7.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격전지인 서울 은평을과 충남 천안을, 충북 충주시, 인천 계양을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큰 표 차이로 민주당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민주당은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야당과 후보 단일화 등을 통해 필사적으로 선거에 임했지만 결과는 참패로 나타났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6.2 지방선거의 승리에 도취돼 지나치게 안일한 자세로 선거에 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같은 선거 결과에 대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최선을 다 한 만큼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동안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 사찰 의혹과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4대강 사업 추진,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의 여성 비하 발언 보도 등을 이슈화하며 유권자가 정권심판을 위해 한 표를 행사할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중앙 정치를 부각시킨 탓에 정착 지역 민심이 원하는 것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패착은 공천 과정에서부터 엿보이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은평을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고 참신한 신경민 MBC 논설위원을 후보로 공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의사 결정은 한없이 늦어졌다. 그러는 사이 기다리다 못한 신 위원의 '불출마 선언'이 나왔고, 이후 부랴부랴 장상 최고위원이 후보로 확정됐다.


야 3당 후보 단일화 과정도 지지자들의 인내력을 시험하기라도 하듯 막판까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선거를 이틀 남기고야 극적으로 단일 후보가 결정됐지만 단일화 바람으로 판을 뒤엎기는 시간이 촉박했다. 선거 중반까지 20%포인트 이상 되던 지지율 격차도 거의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다음달 하순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공천을 놓고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유권자가 '정권심판론' 대신 서울 은평을과 충북 충주시 등지에서 '왕의 남자'를 선택한 셈이어서 국무총리실의 민간인·정치인 사찰 의혹과 정부의 4대강 사업 등과 관련한 정부 비판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아울러 야권에게는 향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후보 단일화와 정책연대와 관련된 원칙 수립이 과제로 남겨졌다. 이와 관련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각 당이 후보를 내기 전 후보 단일화에 합의해 단일화 논의에 따른 비용을 줄이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