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치킨값, 왜 똑같을까…"가격담합 때문"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세력은 가격담합이란 유혹에 쉽게 빠진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비합리적으로' 결정된 가격을 제대로 깨닫지도 못한 채 감내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가격담합을 엄중 처벌하는 이유다.

대부분 치킨을 주문할 때 가격을 묻지 않는다. 치킨값이 프랜차이즈마다 거의 똑같기 때문. 프라이드치킨 1만6000원, 양념치킨 1만7000원, 양념반 프라이드반 1만8000원….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상위 2% 업체가 전체 시장의 3분의 2를 독차지하고 있는 결과다. 막강한 우월적 지위는 가격결정권으로 이어진다. 심지어 원재료인 닭고기값이 떨어졌지만 치킨 가격은 그대로다. 하지만 정작 공정위는 치킨값에 대한 조사를 단 한번도 실시하지 않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성남 의원(민주당)은 5일 "요새 치킨 한 마리 주문해서 먹으려면 기본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이 드는데, 치킨용 닭고기 9~10호의 9월말 현재 가격이 2985원인 점을 감안하면 너무 과도한 가격이라는 생각"이라며 "유명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은 늘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인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남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자의 정보공개서를 토대로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을 계산한 결과 시장 독과점 현상이 심각했다. 총 200여개가 넘는 치킨 프랜차이즈사업자 중 또래오래, BBQ, 교촌, 굽네치킨, 오븐에 빠진 닭 등 상위 5개 사업자는 2009년말 현재 56.8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상위 10위권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67.42% 수준이었다.

이 의원은 "소수 2%가 치킨시장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소수에 의해 제품가격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뜻"이라며 "치킨업체들의 가격 담합 문제는 몇년째 끊이질 않는 핫이슈이지만 공정위가 수많은 의혹제기에도 단 한 번도 치킨가격 담합 가격을 조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감]치킨값, 왜 똑같을까…"가격담합 때문"

이성남 민주당 의원 "공정위, 숱한 의혹에도 가격담합 조사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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