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치료제 아반디아 퇴출 최대 수혜는 '액토스?'

심혈관계 부작용 논란으로 처방중지 결정이 내려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당뇨병치료제 '아반디아'가 국내에서 사실상 퇴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반디아의 빈자리는 아반디아와 비슷한 계열의 당뇨치료제인 릴리의 '액토스'가 차지했다.

23일 의약품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11월 아반디아의 원외처방조제액(약국에서 판매된 전문의약품 매출)은 1억원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반디아의 월 원외처방조제액은 20억원 수준이었다.


식약청은 지난 10월 아반디아 등 로시글리타존 성분을 함유한 15개 품목에 대해 처방·조제 등 사용을 중지시키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미 처방을 받은 환자로서 다른 약으로는 혈당조절이 안되거나 부작용으로 복용할 수 없는 환자에 한해서는 의사 판단 하에 사용이 가능하나, 반드시 의료인은 사전 설명과 환자 동의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그 결과 아반디아의 처방액은 극히 미미한 수준까지 감소했다.

아반디아의 빈자리는 릴리의 액토스가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2형 당뇨병(성인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치료제로는 설포닐우레아, 메트포민, 치아졸리딘디온(TZD), DPP-4 억제제, 인슐린 등이 있다.


액토스의 성분명은 피오글리타존으로 아반디아와 함께 치아졸리딘디온 계열로 분류된다. 지난해 11월 9억원 정도였던 액토스의 원외처방조제액은 11월에는 13억원까지 증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뇨병치료제는 각 약물별로 작용기전이 달라 처방을 바꾸기 쉽지 않다"며 "액토스는 아반디아와 작용 기전이 비슷해 의사들의 처방이 많이 옮겨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독약품의 아마릴과 MSD의 자누비아의 원외처방조제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아마릴의 11월 원외처방조제액은 62억원으로 지난해 11월 57억원보다 5억원 증가했다. 아마릴은 지난해 원외처방조제액 664억원을 기록해 당뇨병치료제 시장 매출 1위를 기록한 의약품이다. '아마릴'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원리를 가진 설포닐우레아 계열 약물이다. 과거 아반디아의 매출이 늘면서 아마릴의 처방액이 주춤했었던 만큼 아반디아의 빈자리를 일부 채운 것으로 평가된다.

MSD의 자누비아의 원외처방조제액은 지난해 11월 27억원에서 44억원으로 늘었다. 자누비아는 최근 처방이 늘고 있는 'DPP-4 억제제'다. DPP-4 억제제는 소장에서 분비돼 인슐린 분비와 글루카곤(당)의 생성을 차단하는 호르몬인 인크레틴의 기능을 억제, 혈당조절을 방해하는 DPP-4 효소만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기존 당뇨병 약에서 흔히 나타나는 저혈당과 부종, 체중 증가 등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