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섬, 한국서 사서 싱가포르에서 팔면

중국고섬 (0원 %)이 한국 증시에 상장한 예탁증서(DR)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모주가 청약 미달 사태를 겪으면서 실권주를 대량으로 떠안은 기관의 매물 부담이 있어 당분간 주가 흐름은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돼 있는 원주는 급락세를 지나 안정세로 돌아선만큼 DR를 원주로 교환해 거래하면 시세 차익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26일 증시에서 중국고섬은 7.63% 하락한 5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5일 상장한 중국고섬은 공모가 7000원에 못 미친 시초가 63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상장 첫날 장중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인데 이어 이틀째 약세를 보였다.

중국고섬은 한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DR)로 상장했다. 원주식은 싱가포르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다. 1DR당 원주 20주의 비율로 교환이 된다.


싱가포르 증시에서 중국고섬은 0.34싱가포르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한국 DR의 약세로 동반 급락했으나 빠르게 제자리를 찾았다. 싱가포르 현지 주가를 한국 DR값으로 환산하면 5950원(0.34*20*874(환율)) 수준이다.

한국 DR값과 싱가포르 현지 주가와 비교하면 약 9%의 차이가 발생한다. 한국 DR를 매입해 싱가포르 현지에서 매도하면 충분히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다.

감안해야 할 점은 DR을 현지 주식으로 교환하는데 일정 시일이 걸린다는 점. DR을 원주로 교환하려면 중국고섬 주식을 매입해 결제한 뒤 다시 한국증권예탁원에 원주 전환신청을 해야 한다.

예탁원이 싱가포르 현지의 예탁원을 통해 해외 지정계좌에 주식을 입고하는 데에 다시 이틀이 걸린다. 오늘 주식을 매입하면 4거래일 뒤에 현지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한 셈이다.

수수료도 국내 주식 매매보다 비싸다. 예탁원이 주식을 결제해주는데 주당 40원, 해당 주식을 매도하기 위해 증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도 0.8%(또는 70싱가포르달러)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와 해외 증권사에서 양쪽에서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수수료 비율이 높다. 약 1.5%~2.0% 가량의 비용 부담은 감안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부담은 크지만 국내 증시에선 기관 매물 부담으로 약세가 불가피한만큼 DR 교환을 통한 거래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증권예탁원 관계자는 "기관 뿐 아니라 개인들 가운데 DR의 차익을 이용한 거래를 하는 사례도 있다"며 "화풍집단DR의 경우 홍콩 증시가 강세를 띠면서 한국 DR을 매입해 원주로 매도한 경우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2007년 11월 상장한 화풍집단 KDR (295원 ▼205 -41.0%)은 당초 600만주가 상장됐으나 470만주가 전환돼 홍콩증시로 넘어갔고 나머지 130만주만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