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유가와 고용의 줄다리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지난 2008년 9월30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100달러를 넘어섰지만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강보합 마감했다. 고용 개선 덕분이었다.

ADP의 2월 고용보고서에서 민간 일자리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 유가 상승으로 불안해 하던 투자자들의 마음을 달랬다. 유가가 많이 올랐지만 지표로 증명된 만큼만 경제가 탄탄한 개선 추이를 이어간다면 버틸만하다는 믿음이 생겼다.


뉴욕 증시는 3일에도 유가와 고용지표간 줄다리기 양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리비아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 8시30분에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발표된다.

지난주 발표된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39만1000건으로 2만200건이 대폭 줄었다. 4주 평균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도 40만2000건으로 1만6500건이 감소했다. 이는 한달 전과 비교해 30만건이 줄어든 것으로 상당히 긍정적이다.

이번주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39만5000건으로 지난주 39만1000건에 비해 소폭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투자자들 마음은 4일 공개되는 노동부의 2월 고용동향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예상보다 조금 악화되더라도 투자자들이 크게 동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캔토 피츠제랄드의 전략가인 마크 파도는 "이번주 하반기 증시의 관심은 고용보고서"라며 "이번주 초에 나온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시카고지역 구매관리자 지수(PMI)는 예상 이상으로 크게 호전됐으니 이젠 고용을 지켜볼 차례"라고 말했다.

4일 공개되는 2월 고용동향과 관련해 이코노미스트들은 비농업 취업자수가 19만명 늘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월에는 실업률이 떨어졌으나 취업자수는 3만6000명 느는데 그쳐 예상치를 거의 10만명 가까이 밑돌았다. 그러나 증시는 강세 분위기 속에서 실업률이 떨어진데 초점을 두고 별다른 매도세를 보이지 않았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틸튼은 2일 발표된 12개 연방준비은행의 경기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고용시장의 개선이 나타났다며 2월 취업자수가 20만명 늘어날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1월에 취업자수 증가가 적었던 것은 날씨 탓이 컸다"며 "구직광고나 ADP의 고용보고서, ISM 제조업 지수 등은 모두 고용시장 개선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ISM의 2월 비제조업 지수가 나온다. 이와 관련, 크레디트 스위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조나단 바실은 "ISM 비제조업 지수에서 고용 부문을 유심히 살펴볼 것"이라며 "주초 발표된 ISM 제조업 지수에서는 고용지수가 1973년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에는 지난해 4분기 생산성도 공개된다. 지난달 25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에 2.8%로 수정된 만큼 4분기 생산성 역시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번에 공개된 지난해 4분기 생산성은 2.6%였다. 하지만 생산성은 시장 영향력이 별로 없다.

이보다는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와 더불어 소매업체의 2월 동일점포 매출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장 최근에 실질적으로 이뤄진 소비 동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캔토 피츠제랄드의 파도는 2월 동일점포 매출이 3.5%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유럽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위원회가 열린다. 금리는 동결되겠지만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가 최근의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최근 유로화는 ECB가 머지 않은 시기에 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감으로 달러 대비 강세를 보여왔다. 트리셰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지 않는다면 외환시장에 유로화 실망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아시아 증시는 대부분 전날 하락을 딛고 상승했다. 한국 코스피지수가 리비아 사태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긍정적인 투자 심리에 따라 2.2% 큰 폭으로 올랐고 싱가포르 스트레이트 타임스(ST) 지수가 1.1%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 종합주가는 0.9%, 홍콩 항셍지수는 0.3% 강세를 보였다. 상하이 종합지수만 약보합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