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사태, 한화건설에 불똥 튀나

삼부토건 (601원 ▲2 +0.33%)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던 동양건설산업과 한화건설도 타격을 입게 됐다. 삼부토건과 채권단이 법정관리 철회를 논의하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삼부토건 몫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보증 부담과 사업지연이 발생하게 된다.


삼부토건은 지난 12일 오후 동양건설산업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헌인마을 개발사업의 PF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은 헌인마을 사업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PF 대출 2500억원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1770억원 등 총 4270억원을 조달했다. PF 대출 만기가 13일에 돌아오자 대주단은 삼부토건 소유의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을 추가 담보로 요구했다. 하지만 삼부토건이 담보 제공 대신 법정관리를 선택하면서 동양건설의 부담이 커졌다.

동양건설 관계자는 "삼부토건의 법정관리는 공동 시공사인 우리와 상의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진행 중이던 만기 연장 논의가 무산되면서 사업장 부실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동양건설도 삼부토건처럼 법정관리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동양건설이 삼부토건 없이 추가 담보를 제공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동양건설 관계자는 "현재 동양건설 이사진들이 삼부토건 법정관리와 관련해 대처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삼부토건과 김포 풍무지구 개발사업을 공동 시공하고 있는 한화건설도 추가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부토건과 한화건설은 지난해 9월 ABCP 2300억원과 대출 3200억원 등 총 5500억원의 PF를 조달했다. 채무보증은 절반씩 서지만, 둘 중 한 곳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한 곳이 상대 시공사의 채무를 인수해야 하는 중첩 보증이다.

김포 풍무 PF 대출이 3년 만기로 조달돼 당장 자금을 조달해야 할 부담은 없다. 하지만 다른 건설사 대비 우발채무가 큰 한화건설로선 삼부토건 몫의 2750억원과 추가 금융비용이 만만치 않다. 3월말 기준 한화건설의 PF 우발채무는 2조1183억원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김포풍무의 분양계획이 올해 하반기에 잡혀 있어 대책을 강구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서 "삼부토건 측의 입장을 들은 뒤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풍무사업은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438-1번지 일원에 아파트 2550세대를 짓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