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진도 참여한 '한진重 충돌', 논점은?

6개월째로 접어든 한진중공업 (3,130원 ▼5 -0.16%) 노사갈등이 시민단체와 용역업체간 충돌로 번졌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시민노동단체 회원 600여명은 이날 새벽 0시30분께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에 집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직원들의 전원 복직을 요구하는 집회인 '희망버스 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등 노동단체 소속원들로 지난 7일 '박종철 인권상'을 수상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에게 상패와 상금을 전달한다는 명분으로 영도조선소에 집결했다. 김 위원은 지난 1월 6일 35m 높이의 크레인에 올라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항의하는 고공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후 조선소 진입이 여의치 않자 새벽 1시 5분께 400여명의 노동단체 회원들은 10여 개의 사다리를 타고 조선소로 진입했다. 이들은 김 위원이 농성 중인 85호 크레인 아래 집결하고 있던 한진중공업 노조원 및 정리해고자 100여명과 합류, 쇠파이프 각목 등을 들고 정문을 지키고 있던 용역직원들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 2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노조 측 관계자는 "노조원들 중 10여명도 양측간 마찰에 의한 찰과상 등으로 진료를 받았으나 큰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 영도조선소 주변에 13개 중대를 출동시켜 놓았으나 노동단체원들의 조선소 진입과 용역직원들과의 충돌을 제지하지 않았다.

영도조선소를 장악한 노동단체원은 김진숙 위원에게 박종철 인권상 상패와 상금을 크레인을 통해 전달했다. 이후 노래자랑대회, 족구대회 순서로 마련된 희망버스 문화제를 개최한 뒤 오후 3시께 조선소에서 철수했다. 한진중공업 노조원 등 100여 명은 다시 85호 크레인에 모여 항의집회를 계속했다.

노동단체의 이번 영도조선소 진입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직원들의 전원복직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한진중공업은 생산성 하락에 따른 실적악화로 지난 연말 생산직원 400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결정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3.3% 감소한 3조1902억원이었고 순손실은 517억45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사측은 정리해고 대상자가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경우 퇴직금과 별도로 22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하고, 협력업체 등으로의 재취업도 돕기로 했다. 노조는 그러나 정리해고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사측은 지난 2월 15일 희망퇴직 미신청자 172명를 정리해고하는 한편 직장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2008년 9월부터 현재까지 수주실적이 '제로'(0)이며, 건조 물량도 없어 조선소가 텅 빈 상태"라며 "회사 정상화를 위해 정상조업이 시급한데 노조가 공멸의 길을 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단체원과 용역직원 간 충돌 과정에서 배우 김여진씨 등 5명이 경찰에 연행되다가 훈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