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속타는 정부, 주유소 시장 직접 뛰어든다

기름 값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정부가 정유사들의 독과점 구조를 깨기 위해 주유소 시장에 직접 뛰어든다. 기존 정유사 폴주유소에 비해 기름 값이 크게 낮은 '사회적 기업형 대안 주유소'를 설립하고 여기에 석유공사 등 공기업들이 싼 가격에 기름을 공급하는 구조다.

지식경제부는 26일 과천청사에서 '사회적 기업형 대안 주유소 발전방안'을 주제로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지경부를 비롯해 자가폴주유소 연합,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공사, 석유관리원, 석유협회, 주유소협회, 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 및 전문가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휘발유 가격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존 석유 유통구조를 뛰어넘는 신개념 주유소 도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렸다.

지경부는 '사회적 기업형 대안 주유소'의 도입 및 확산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대안 주유소는 기존의 '정유사-대리점-주유소' 유통구조를 벗어난 주유소다. 공익단체와 공공기관, 소상공인 공동출자, 대기업(사회적 공헌차원) 등 공익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사업자가 주유소를 설립하면 석유공사와 같은 공기업이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시장 등에서 제품을 대량 구매해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공급하는 구조다.

즉 유통과정의 마진을 없애고 사은품 제공을 금지하는 등 원가 절감을 통해 소비자 판매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공공주차장 등 국·공유지, 대단지 아파트 조성을 위한 공영개발택지 등을 활용해 대안주유소의 초기투자비를 낮추는 한편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대안 주유소 사업자 수익을 일정부분 보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대안 주유소 도입에 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대안 주유소 수가 전체 주유소의 10% 수준까지 확대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또 기름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형마트 주유소의 설립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특별·광역시에만 설립이 허용된 대형마트 주유소를 앞으로 인구 50만 이상 도시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석유제품의 혼합판매 활성화, 석유수입을 위한 환경기준 완화, 자가폴 주유소 공공수요 확보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