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輸銀을 바꾼 김용환 행장 '4色 키워드'

머니투데이
  • 대담=채원배 금융부장, 정리=박종진 기자, 사진=홍봉진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2.03.12 06:05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머투초대석]김용환 수출입은행장..'소통·현장·신뢰·스피드'

#지난 2월28일 서울의 한 호텔. 수출입은행(수은)이 수출기업들에 핵심 금융지원 전략과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수은은 출범 36년째지만 이날처럼 업무 전반을 설명하는 행사는 처음 열었다. 담당자들은 김용환 행장의 지시로 설명회는 준비했지만 사람들이 몇이나 올지 의문이었다. 썰렁한 좌석을 우려해 행장이 나서 인사하는 순서조차 넣지 않을 정도였다.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중견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포함해 450여명이 몰렸다. 수출기업들은 금융지원에 너무나 목말라 있었다.

#지난해 수은은 일본 금융기관들과 글로벌 포럼을 열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수은이 생긴지 35년 만에 처음이었다. 주 한국 일본 대사가 너무 반겨 아예 정기적으로 하자고 나섰다. 한국과 일본에서 매번 교차로 진행하자는 제안이었다. 또 최악의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김용환 행장이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금융사 관계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무엇을 도와줄지 물었다. 이후 일본 측은 감사의 표시로 수은을 다시 초청했다. 그리고 올해 수은은 한·일 4대 수출신용기관과 일본 대형 상업은행으로 이뤄진 협의체 구성을 추진 중이다.
↑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홍봉진 기자.
↑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홍봉진 기자.

수은이 달라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제 취임 1년1개월을 갓 넘긴 김용환 행장이 있다.

김 행장의 경영 키워드는 소통, 현장, 신뢰, 스피드 등 4가지다. 우리 기업들과 직접 만나고 해외 금융사들과 협의하는 자리를 쉴 새 없이 만든다. 해외출장만 13회, 국내 산업현장 방문은 셀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스피드 경영은 조직 내부 분위기도 바꿨다. 어지간한 일은 전화보고로 끝난다. 일일이 장황하게 문서로 보고 하는 관행이 사라지고 있다.

실제 업무 성과로도 이어진다. 시시각각 금리가 변하는 국제 조달시장에서 대규모 채권을 발행할 때 빛을 발한다. 지난 1월 한국계 기관 최대 규모인 22억5000만 달러의 글로벌 본드를 발행하기 직전, '보고와 결정'은 새벽시간 전화로 이뤄졌다.

김 행장의 열정은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김 행장은 "미국, 유럽 등 대형 해외 투자은행(IB)들이 휘청거리며 제대로 자금을 못 대고 있는 지금이 기회"라며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대형 프로젝트 수출을 제대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금융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 행장은 "누군가 나서 해소해야 하는데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수은이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글로벌 프로젝트 금융의 키(핵심) 플레이어로서 모범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수은이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금융회사들이 국제 금융 업무에 참여토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각종 프로젝트에 상업계 은행이나 증권사도 참여시켜 트랙레코드를 쌓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예컨대 초기 자금지원은 상업계 은행이 돈 내고 우리가 보증해주는 방식이나 3년이 지나면 우리가 그 채권을 되사주는 방식 등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글로벌 비즈니스 비중은 전체의 10% 이내에 불과합니다. 작년 은행권 순이익이 12조원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이자나 수수료 수입입니다. 글로벌 금융역량을 키우는 게 시급합니다.

―해외 네트워크를 확충에 힘쓰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최근 해외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고 복잡한 구조를 갖게 되면서 한 기관이 제공하는 금융만으로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해외 프로젝트 발주방식 자체가 '선 발주 후 금융'이 아닌 '선 금융 후 발주'로 변화하는 추세입니다. 수은은 지금까지 해외 금융사, 주요 발주처, 국제개발기구 등 45개국 91개 기관과 네트워크를 만들어왔습니다. 지난달에는 일본, 중국의 풍부한 외화유동성을 활용할 수 있는 한, 중, 일 정례협의체도 발족했습니다.

―특히 중시하는 지역이 있다면 어디입니까.
▶중동입니다. 중동은 오일머니가 풍부하지만 끊임없이 공을 들이지 않으면 절대로 외국계 금융사에 문을 열지 않습니다. 지난해 9월과 11월 중동의 11개 주요 발주처, 14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통합 마케팅을 실시하고 10개 현지은행과 업무협약도 체결했습니다. 최근에는 홍콩에서 국제 IB 담당자들과 중동자금 활용 방안을 논의했고 다음 달에는 '중동 북아프리카 컨퍼런스'도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런 노력 가운데 지난해 말 수은이 아시아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리알화 채권 발행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도 외화자금 조달을 초과 달성했는데 올해는 어떻습니까.
▶목표는 110억 달러지만 130억 달러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현재 50억 달러 정도 여유자금도 있어서 상반기 중 우리 기업에 적극적인 외화 지원을 실시할 방침입니다.

―수출보증기관 수장으로서 글로벌 경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실물이 올해도 크게 좋아질 것 같지 않습니다. 유럽이 어렵습니다. 중국을 통해 유럽에 수출하는 물량이 많아 유럽이 막히면 중국도 막힙니다. 중국이 내수 진작한다고 하지만 이미 부동산 과잉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지방정부 재정도 안 좋아 전체 성장률도 어려울 전망입니다. 다만 일본은 엔화 약세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괜찮아질 것으로 봅니다. 우리나라는 작년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듯합니다.

―전반적 여신운용 방침에 대해 알려주세요.
▶어떤 시중은행은 외국에서도 우리 기업에 600만 달러 빌려주면서 300만 달러를 현찰로 꺾기(구속성 예금)하기도 합니다. 자국은행이 아니라는 소리까지 나옵니다. 우리는 다 신용을 보고 빌려줍니다. 대기업에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중소 중견기업에도 32%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신용평가시스템이 잘 돼 있어 전체 연체율은 0.65%에 불과합니다. 해외 프로젝트 연체율의 경우 0%입니다. 미래 성장 가능성,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철학 등 비계량적 요소를 잘 반영할 수 있는 평가가 중요합니다.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 때 국책은행에까지 동일인 여신한도 규제가 적용돼버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제한할 수 있는 불합리한 여신한도 규제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수은의 역할이 많아지는 만큼 법적 제도적 뒷받침도 절실합니다. 국회가 새로 꾸려지면 여러 법 개정 과제도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을 기대합니다. 현재는 선박펀드도 못하게 돼 있고 대출도 보증이 50% 있어야 가능하다든지 제약이 너무 많습니다. 다양한 업무범위를 소화할 수 있도록 수은이 할 수 없는 일만 규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법을 바꾸는 게 필요합니다. 여신한도 규제도 정부와 국회에서 심사숙고해주시길 바랍니다. 수은은 보호해야할 예금이 없고 여신도 대부분의 경우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해당 국가의 보증을 받는 등 리스크가 분산되는 구조입니다. 규제를 완화하면 대기업이 특혜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도 프로젝트 수주시 중소 협력업체들이 대기업과 함께 대거 동반 진출하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역할에 걸맞도록 이름도 국제협력은행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대출, 보증 등 전통적 수출입금융의 비중이 이제 30% 밖에 안됩니다. 앞으로 직접출자, 인수합병(M&A), 대외협력, 문화콘텐츠 투자, 금융주선과 자문 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책금융기관으로 발전하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국제협력은행이 이런 종합적 기능을 담고 있는 명칭이라고 봅니다. 향후 '혁신적 수출신용기관'(Innovative ECA)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지켜봐주십시오.
↑ 집무실 책상에 앉아 있는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홍봉진 기자.
↑ 집무실 책상에 앉아 있는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홍봉진 기자.



'동학개미군단' 봉기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