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 서울·경기에 바람만 분 이유는?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강변역 인근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강하게 부는 바람을 피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12.8.28/뉴스1 News1 이정선 기자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은 지난 27일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덮치며 기록적인 강풍과 함께 폭우를 쏟아냈다.

제주 산간지방에는 이틀간 700m의 물폭탄이 쏟아졌고 제주지역 전반과 남부지방에 200㎜ 이상의 강수량을 보이며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반면 28일 볼라벤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서울·경기지방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바람만 강하게 불었다. 27~28일 서울에 기록된 강수량은 고작 6㎜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모순되게도 볼라벤의 바람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중부지방에 비가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의 뜨거운 기류는 높은 산지 또는 해양과 부딪히거나 차가운 공기와 만나야만 비를 뿌리는데 27일에는 태풍의 뜨거운 기류가 한라산과 지리산, 남해와 부딪히며 강한 비를 만들어 냈다.


반면 28일에는 태풍의 강한 바람이 중부내륙지방을 스쳐지나가 서울·경기 지방에 비를 만들어 내지 못했고, 중부 지방을 지나간 바람은 서해와 만나 바다에만 비를 뿌렸다.

태풍 볼라벤의 강력한 바람은 제주도와 광주전남지방에 큰 영향을 미치며 관측과 관련된 각종 기록을 남겼다.

광주 무등산에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59.5m를 기록하며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가장 빠른 풍속을 보였다.

전남 완도·진도·장흥의 최대 순간풍속은 각각 초속 51.8m, 43,6m, 33.9m가 기록됐다. 이것은 각 지역별 관측 역사상 최고 순간풍속 기록이다.

한편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은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강력한 위력에 눌려 한반도로 북상하지 못하고 현재 타이완 타이베이 지역에 머물고 있다.

덴빈은 볼라벤이 29일 한반도 남쪽지역을 완전히 빠져나간 후 북상해 30일께부터 제주·남부지방에 30~100mm의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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