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은 서울시립미술관, 올해도 자주 놀러오세요"

7일 열린 서울시립미술관 기자간담회에서 김홍희 관장이 2014년 전시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포스트뮤지엄'을 비전으로 사람을 위한, 관객을 위한, 나아가 타자를 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 관장(66)은 7일 서소문본관에서 '2014년 연간 미술관 전시 및 운영 방향'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시를 위한 전시가 아니라 관객중심의 전시기획으로 도슨트 설명과 교육적인 측면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관장이 표방하는 '포스트뮤지엄'은 말 그대로 '미술관을 넘어선다'는 의미다. 기존 미술관·박물관의 관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21세기형 미술관으로 일반 관람객에 대한 배려와 함께 문턱 낮은 미술관으로의 변화를 꾀한다는 취지다.

이날 김 관장은 "임기가 연장돼 2년 더 일하게 됐다"며 "지난달에 임기 연장 통보를 받았고, 서울시에서 오는 12일자로 발령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미술관 관장 임기는 2년으로, 2년 연장할 수 있으며 1년을 더해 최장 5년까지 할 수 있다. 전임 유희영 관장(74)이 5년을 채웠다.

"취임 당시 4개년 계획을 세웠는데 마침 2년을 더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 2년이면 전임 관장이 기획한 일까지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제가 계획한 일들을 제대로 하기가 힘듭니다. 앞으로 2년간은 처음 생각한 포스트뮤지엄을 추구하며 운영할 생각입니다."


김 관장은 우선 외부 기획사에 의존한 대관 전시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시립미술관'하면 많은 사람들이 샤갈·피카소·고갱 등 해외 대가들의 대형 기획전시를 떠올리곤 한다. 이러한 전시는 시립미술관에서는 장소만 제공한 것으로 앞으로는 해외 교류전을 하더라도 외부 기획사가 아닌 외국 기관과 공동기획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대규모 기획전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2015년 전시를 목표로 '퐁피두센터 소장품 전시'를 준비 중이다. 다만 △동시대성을 강조하는 시의적 프로그램 △미술의 확장된 개념을 반영하는 탈 장르 전시 △미디어시티 및 레지던시와 같은 대안적 프로그램 활성화 등을 올해 전략으로 세웠다.

오는 28일부터 3월 23일까지 '사진과 미디어전: 새벽4시', 3~5월에는 '한-중 현대작가전', 4월 '2013 신소장작품전', 6월 '한국거주 외국작가전' 등 동시대 미술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또 국내 전시장에서 소개가 미미했던 제2, 제3세계의 미술을 소개하며 국제교류의 새로운 물꼬를 틀 계획이다. 현재 전시중인 북유럽 공공건축과 디자인전에 이어 오는 12월에는 '글로벌 아프리카전'을 개최한다.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시립미술관은 현재 서소문본관(서울 중구 덕수궁길)을 비롯해 북서울미술관(서울 노원구 동일로)과 남서울생활미술관(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을 운영한다. 국내작가 레지던시(전속작가 입주프로그램)였던 난지창작스튜디오는 국제작가 교류공간으로 탈바꿈해 지난해부터 16명의 외국작가를 초대했다.

김 관장이 부임했던 2012년 서울시립미술관 예산은 97억 원. 현재 직원 수는 모두 85명이며 올해 예산은 지난해 9월 북서울미술관이 개관함에 따라 110억 원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