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랜우드·농협 동양매직 차입없이 3300억에 인수

동양매직 인수전 우선협상자인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 글랜우드와 NH농협은행이 3300억원을 차입 없이 주권 인수금만으로 조달해 거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당초 예상했던 금액보다 10% 가량 더 많은 자금을 모으면서도 부채를 일으키지 않고 거래를 끝내려는 계획이다.


27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와 농협은 내부적으로 13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충당하고 시중에서 2000억원을 프로젝트 PEF 방식으로 모아 총 3300억원을 주권 인수금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글랜우드와 농협에 복수의 금융권 실무자들이 차입을 활용해 투자 수익률을 높이길 권유했지만 인수 금융을 거래구조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글랜우드와 농협은 동양매직 인수전에서 3000억원의 가격을 제안해 우선협상자가 됐다. 이들이 인수금보다 300억원 많은 자금을 조달하려는 까닭은 일단 예상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몰렸고, 동양매직 내부에 동양그룹과 관계된 고리의 채무가 많아 이를 조기에 변제할 운영자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동양그룹 해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난 1년간 회사 경영을 더 발전시킨 임직원에 대한 처우 및 복지개선에 필요한 자금을 더한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글랜우드와 농협은 3000억원 가량에 동양매직 100% 지분을 인수한 이후 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방식으로 300억원을 더 투자해 회사 내부의 현금흐름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매직의 총 부채는 700억원 수준으로 이중에는 동양그룹과 연계된 10% 중반의 고리 자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악성부채를 조기에 상환해 회사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농협 PE 사업부는 농협은행의 자기자본 투자와 최근 구성한 2000억원 규모의 신성장동력 펀드, 같은 규모의 국민연금 중견중소기업 코퍼레이트파트너십 펀드 등에서 약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이상호 대표가 이끄는 신생 운용사 글랜우드도 각 연기금에서 농협과 함께 2000억원 가량을 모아 인수대금을 충당할 예정이다.

두 공동운용사는 이번 거래를 차입 없이 마무리하고 3년 내에 부채를 대부분 상환해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 가능한 클린 컴퍼니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양매직이 지난해 기록한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5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 계획은 현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레버리지 효과를 활용해 수익률을 높이는 PEF 투자기법과는 다른 형태로 피인수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농협 관계자는 "약 5년간의 투자기한을 예상하고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며 "투자 계획이 명료하고 확실하기 때문에 연기금들의 관심이 많고 사실상 자금모집을 끝냈기 때문에 거래를 7월 중순까지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