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A가 동아에스티에 약된 까닭은?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미국 머크(MSD)가 지난 8일(현지시간) 항생제 전문회사 큐비스트를 1조원(95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큐비스트에 수퍼항생제 신약 '시벡스트로'를 기술 수출한 동아에스티 (64,900원 ▲700 +1.09%)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머크는 지난해 매출 440억달러를 기록한 세계 7위 제약사다. 앞으로 시벡스트로를 큐비스트가 아닌 머크가 직접 팔게 되는데, 동아에스티는 시벡스트로 매출의 5~7%를 로열티로 받는다. 머크의 강력한 영업력 덕분에 시벡스트로 판매가 늘어날 경우 동아에스티 로열티도 동반 상승한다.

머크는 특히 사업 전반을 조정하며 내년 이후 글로벌 영업력을 크게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올 들어 바이엘에 일반의약품사업부문을 142억 달러에 매각하고, 안과질환치료제는 6억 달러에 일본제약사에 넘긴 것이 그런 예다.

머크는 대신 핵심질환군 분야에 대한 투자는 강화하고 있다. 항생제 전문기업 큐비스트를 95억달러에 인수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항생제 시장 성장률은 연간 2~3%에 그치지만 내성균을 치료하는 수퍼항생제 분야는 연평균 9%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2년 미국에서 항생제 판매와 개발을 지원하는 '항생제 개발촉진 법안'이 제정된 것도 머크가 항생제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정보라 동부증권 연구원은 "머크는 글로벌 영업력을 확보하고 있고 기존의 다른 품목들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며 "머크가 판매에 나선다면 시벡스트로의 매출과 동아에스티로의 기술료 유입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벡스트로의 판매 파트너가 정해지지 않았던 유럽과 일본 판매를 머크가 담당하며 해당 국가 매출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에스티는 2007년 개발해오던 슈퍼항생제 후보물질을 트리어스(현 큐비스트)에 기술 수출했다. 판매에 따른 로열티와 2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를 별도로 받는 조건이었다.

KDB대우증권은 내년에 시벡스트로 판매로 36억원 정도의 로열티가 동아에스티에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9년에는 시벡스트로 매출액은 최대 9억달러, 동아에스티 로열티 수입은 62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큐비스트 매출액의 80%(10억달러)를 차지하는 큐비신(수퍼항생제)이 2017년에 특허가 만료돼 동아에스티 시벡스트로가 후속 약물로 급부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