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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오래 산다"…돈과 수명의 상관관계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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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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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136>"오래 살고 싶거든 돈 많이 벌어라"

[편집자주]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부자들이 오래 산다. 가난하면 수명도 짧다.”


우리는 예로부터 인간의 수명은 타고난 것으로 믿어 왔습니다. 운명론이죠. 그래서 아무리 돈이 많아도 주어진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고 여겨 왔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최고 갑부인 재벌들이 모두 무병장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도 이를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지난 11일 의학계 최고 권위의 미국의학협회지(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게재된 논문은 이러한 우리의 믿음과는 사뭇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탠포드대학,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하바드대학 교수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 논문은 2001년부터 2014년 사이의 미국의 세금과 사망 자료를 토대로 소득과 기대수명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는데 ‘부자들이 오래 살고 가난한 사람들의 수명이 짧다’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소득이 많을수록 인간의 기대수명은 지속적으로 늘어났는데, 예를 들면 연간 소득이 1억원인 사람은 5000만원인 사람보다 오래 살고, 또 소득이 2억원인 사람은 1억원인 사람보다 수명이 길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소득 상위 1%의 부자들이 하위 1%의 가난한 사람들보다 무려 15년이나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에선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와 같이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 넘어가면 수명이 더 이상 길어지지 않을 거라 예상했는데 이 논문은 이러한 예상도 틀렸다고 말해 줍니다. 소득이 증가할수록 수명이 꾸준히 늘어나기에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다면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2001년부터 2014년 사이 소득 상위 5%에 드는 남자(여자)들의 수명은 약 2.3년(3년) 늘어났지만 하위 5%의 가난한 사람들은 거의 제자리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시계열상으로도 부자들의 수명은 과거에 비해 더 길어졌지만 가난한 사람은 그렇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인간의 수명이 소득과 부(富)라는 비운명적인 요소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인간의 수명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이지요.

그런데 이 논문에서 정말 흥미로운 결과는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부자 동네에 살면 수명이 연장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부자 동네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동네에 사는 동일한 소득 수준의 사람들보다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예를 들면 샌프란시스코(=부자 동네)에 사는 가난한 사람은 디트로이트(=가난한 동네)에 사는 가난한 사람에 비해 수명이 길었습니다.

이 결과는 앞서 '부자가 오래 산다'는 결과보다 더 충격적입니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 동네에 사는 것만으로도 수명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하면 대부분 코웃음칠 게 뻔합니다. 그러나 이는 인간의 수명이 환경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암시합니다.

인간의 성장에서 환경이 중요하다는 점은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고사에서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고사는 ‘공부를 잘 하려면 공부 잘 하는 애들과 어울려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또한 '큰 사람이 되려면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우리나라 속담도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나쁜 친구들과 사귀지 말라"고 잔소리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 말하는 '돈을 많이 벌면 오래 산다', '오래 살고 싶거든 부자 동네로 이사하라'는 말도 결코 무시해 버릴 건 아닙니다.

그러나 이 논문은 왜 부자 동네에 살면 수명이 늘어나는지 분명한 이유를 밝히진 못했습니다. 다만 샌프란시스코 같은 부자 동네는 부자들이 건강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여러 관련 정책들을 수립했고 이에 가난한 사람들이 그러한 정책적 혜택을 입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소위 수명의 ‘트리클 다운’(trickle-down) 효과가 존재하는 게 아닌가라고요.

다만 그러한 트리클 다운 효과가 나타나려면 부자들이 환경이나 건강 등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부자들이 기꺼이 세금을 많이 내서 수준 높은 복지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릅니다. 만약 부자들이 사회적 이슈에 무관심하고 자신의 이익에만 급급한다면 트리클 다운 효과는 나타날 수 없습니다.

환경이 인간의 성장과 수명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주식투자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주식부자가 되려면 주식을 잘 하는 사람들을 따라 해야 하고, 그들의 투자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실제로 미국에는 현시대 최고의 주식투자자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의 투자를 그대로 따라하는 투자클럽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주식투자에 번번이 실패한다면 주위를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잘못된 투자습관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지는 않는지, 잘못된 투자방법을 따라하고 있지는 않는지를 말입니다. 주식고수들을 잘 따라하면 돈도 벌 수 있고 (이 논문에 의하면) 그 결과 더 오래 살 수도 있습니다.

한편, 이 논문을 보면 부자가 돼야 하는 또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오래 살기 위해서 부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죠. 오래 살기 위해선 돈을 많이 벌어야겠습니다.

일각에선 “부자가 수명까지 길다니 너무 불공평하다”고 투덜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자가 되면 안 되는 이유도 수 십 가지나 존재합니다.

그 한 예로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성경에서 예수는 현실에서 가난한 사람이 천국에 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며 부자들이 천국에 들어가는 게 어렵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 논문에 나온 대로 부자가 이 세상에서 오래 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죽어서 천국에 가기 어렵다면 부자가 되는 게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닌 듯 합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4월 16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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