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에 이어 이대부초 학부모들과 갈등

재학생과 총장(학교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대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가 이번에는 이대부속유치원 이전신축 공사 추진을 두고 이대부속초등학교 학부모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화여대는 지난 2014년 캠퍼스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대학내 유치원 이전계획을 수립하고 같은 해 학교법인 이화학당으로부터 이를 승인받았다.

사업의 주요골자는 이화여대 내에 위치한 유치원을 이대부초 운동장 일부 대학부지에 이전, 신축 건물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대부초 학부모들은 안전사고 우려와 면학분위기 악화를 주장하며 사업 추진에 대해 반발하고 있으며, 특히 상당수의 학부모들은 해당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뒤늦게 알게 돼 격분했다.

학부모들은 "유치원 이전 계획에 대해 이화여대와 이대부초가 9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했다고 하지만, 상당수의 학부모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을 정도로 사업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며 "특히 유치원 이전공사가 진행될 경우 소음과 비산먼지로 인해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해치고, 안전사고도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이대부초 학부모 대상으로 열린 '유치원 이전계획 관련 설명회'에서 이화여대 관계자가 사업 설명을 하고 있다.

뒤늦게 이전 공사 사실이 알게 된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화여대 측은 급하게 지난 6일 오후 7시께 이대부초 강당에서 1~6학년 재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유치원 이전계획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우습게도 설명회 하루 전 날인 지난 5일 학부모들에게 문자로 설명회 개최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명회에는 이화여대 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교수 3명과 이대부초 교장, 교감을 비롯해 200여 명의 학부모들이 참석했다.

2시간 남짓 진행된 설명회에서 이화여대 관계자는 유치원 이전계획을 설명했지만, 학부모들은 "올해 입학설명회에서도 유치원 이전공사에 대해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공사가 두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공사를 통보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사업 무효화를 주장하기도 했으며,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재차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대측은 이미 사업 추진은 막바지며, 공사착공을 앞두고 있어 사업 무효화는 어렵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만 표명했다.

앞서 서대문구청이 유치원 이전 사업 관련 한 차례 공청회를 열었지만, 서대문구 주민에게만 한정돼 타 지역에서 거주하는 상당수의 이대부초 학부모들은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화여대는 지난 2014년부터 대학 내 유치원 이전 신축공사 사업을 추진, 공사비 200~300억 원을 들여 이대부초 운동장의 1/3 면적인 대학부지에 유치원을 이전하며, 오는 12월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예상공사기간은 10개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