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VIP
통합검색

[theL+] 아내가 등록한 브랜드, 횡령·배임한 남편의 권리는 '없다'

머니투데이
  • 황국상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텔레그램
  • 문자
  • VIEW 11,500
  • 2017.06.03 09:30
  • 글자크기조절

[the L] '아딸' 브랜드, 부인이 등록하고 남편이 사업확장…법원 "남편의 횡령등 범죄로 상표사용권 박탈 정당"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8평(26제곱미터) 짜리 분식점에서 전국 수백여 곳의 체인점을 거느린 프랜차이즈 회사로 성장한 '아딸'. 이 아딸의 상표권을 둘러싼 부부간 분쟁에서 법원이 부인의 손을 들어줬다.

사업 과정에서의 횡령·배임 등 범죄를 저질러 브랜드 가치에 악영향을 끼친 남편 측에 상표권을 인정해줄 수 없다는 얘기다. '아딸' 브랜드를 둘러싼 부부간 소송은 총 10건으로 남편 측은 이들 소송 전부에서 패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서울중앙지법은 부인 이현경 씨가 남편 이경수 씨 측 주식회사인 오투스페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서비스표권 침해금지' 청구소송에서 △오투스페이스가 '아딸' 브랜드를 간판, 현수막, 광고지, 그릇, 접시 등에 사용하지 말고 △오투스페이스의 본점, 지점, 영업소, 창고, 공장 등에서 보관하고 있는 '아딸' 표장물품을 모두 폐기하라고 판결했다.

부부였던 이현경·이경수 씨는 2000년 서울 금호동에 8평 규모의 분식점을 열었다. 이현경 씨의 부친이자 이경수 씨의 장인이었던 고 이영석 씨도 이 가게에 가세했다. 이영석 씨는 30년 이상 튀김집을 운영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의 가게는 '아빠가 튀김을 튀기고 딸이 떡볶이를 만드는 맛집'으로 유명해졌다.

가게가 번창하면서 이들은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근처로 점포를 옮겼고 이 때부터 '아버지튀김, 딸떡볶이'라는 상호를 붙였다. 이현경 씨 주도로 '아딸'이라는 브랜드가 2007년 당국에 정식으로 등록됐다. 전국 3대 떡볶이 브랜드가 만들어진 과정이다.


이현경·이경수 씨 부부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오투스페이스를 설립했다. 부인의 지분은 30%, 남편의 지분은 70%였다. 오투스페이스의 운영은 남편 이경수 씨가 주로 맡았다. 이현경 씨는 본인이 등록한 '아딸' 브랜드를 오투스페이스가 사용하는 것을 묵시적으로 허락했다.

그런데 남편은 오투스페이스 설립 직후인 2008년 4월경부터 2012년 9월경까지 가맹점 사업자에 식자재를 납품하거나 인테리어를 맡을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30억여원을 횡령하고 이와 별도로 가맹점으로부터 받은 물품대금 8억8000여만원을 횡령하는 등 범죄를 저질러 2015년 6월 기소됐다.

남편은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형에 추징금 30억원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형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30억원으로 형이 감경됐다. 남편의 유죄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오투스페이스의 대표는 남편의 동생이 맡았다.

회사운영에 대한 이견 등으로 인해 부인은 남편이 기소된 직후인 2015년 6월에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오투스페이스에 '아딸' 상표권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오투스페이스 측은 이를 무시하고 '아딸'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해왔다.

오투스페이스 측은 △'아딸' 브랜드를 고안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장해 브랜드 가치를 형성·증대시킨 주체가 남편이라는 점 △'아딸' 브랜드 등록비용을 남편 또는 오투스페이스가 부담했다는 점 △브랜드의 진정한 보유자는 남편이고 부인은 실제 권리자가 아닌 명의수탁자에 불과하다는 점 △설령 부인이 상표권을 전적으로 보유한다더라도 오투스페이스가 정당하게 상표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부인 이현경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분식점 운영의 핵심이 되는 요리를 담당해 맛집으로 유명해지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 부인 측이 자신의 권리로 '아딸' 브랜드를 등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달리 남편 측이 브랜드 창작이나 고안에 기여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오투스페이스가 '아딸' 상표를 명시적 대가 없이 사용한 이상 브랜드 등록·유지를 위한 비용을 부담하는 게 당연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부인이 오투스페이스에 브랜드 사용을 허락한 사실은 있지만 남편이 범죄를 저질렀고 남편 동생이 오투스페이스 대표로 취임했으며 부인 본인이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상표사용중지를 요구했다"며 "브랜드 사용과 관련한 부부간 신뢰관계는 이미 파괴돼 (상표사용 등) 계약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오투스페이스는 이현경 씨가 보유한 상표를 무효화하기 위한 소송을 9건이나 제기했지만 죄다 패소했다. 오투스페이스는 현재 '아딸' 브랜드가 아닌 별도의 떡볶이 브랜드를 론칭해 운영 중이다. 이현경씨 측은 "상표권을 법원에서 확인받은 만큼 원래의 '아딸' 브랜드로 영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기존 '아딸' 점주에 대해 법적절차를 밟을 계획은 없으며 계속 브랜드를 이용하고자 하는 점주들에게 최대한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더엘(the L)에 표출된 기사로 the L 홈페이지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 머니투데이 더엘(the L) 웹페이지 바로가기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6월 2일 (09:3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단독 "삼성 이어 CJ도? 급식·식자재 부당지원"…공정위 심판대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다음 언론사 홈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뉴스 속 오늘
  • 더영상
  • 날씨는?
  • 헬스투데이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2023 대한민국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