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는 피해가라' 조정장 속 꿋꿋한 경기민감株

한때 2500선을 넘보던 코스피 증시가 조정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코스피 대세 상승을 이끌었던 IT(정보통신) 대형주가 약세를 보이며 2400선에서 공방을 연출한 가운데 화학과 철강, 정유 등 시크리컬(경기민감주) 업종이 하락장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고도 주가는 되레 상승해 그 원인과 전망에 관심이 모인다.

31일 증시에서 철강·금속 업종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4% 오른 5507.7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 조정이 시작되기 전인 25일 5355.44에 비해선 2.8% 상승했다. 대장주 POSCO (394,500원 ▲2,000 +0.51%)가 외인 매수세에 힘입어 52주 신고가 33만5000원을 새로 쓰며 업종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POSCO는 최근 한 달 동안 16%가량 상승하며 시장수익률을 뛰어넘었다.


화학과 정유 업종 주요 종목도 조정장 속 강세를 보였다. LG화학 (373,500원 ▲500 +0.13%)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55% 오른 3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화케미칼 (23,150원 ▼650 -2.73%)과 롯데케미칼 (100,000원 ▼400 -0.40%)은 각각 4.01%, 1.65%씩 상승했다.

정유주 S-Oil (74,000원 ▼2,000 -2.63%)은 전 거래일 대비 2.19%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 (106,700원 ▼800 -0.74%) 역시 강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정유주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증권업계 컨세선스(전망치)에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상황에서 주가는 신고가를 새로 쓰는 등 강세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245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 지수가 2400으로 내려오는 와중에 철강과 화학, 정유 등 시크리컬 업종은 선방한 셈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3분기 이후 시크리컬 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형성된 데다 IT 대형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시크리컬 업종으로 흐른 결과로 풀이했다.


철강업계에선 중국발 구조조정 효과로 제품가격이 상승했고, 중국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며 수요가 증가했다. 정유·화학 업계의 2분기 수익성을 떨어트렸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가격을 유지했다. 원유를 석유제품으로 만들며 발생하는 이익인 정제 마진도 7주 연속 상승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고점 논란과 차익 실현 수요가 겹치며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와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등 IT대형주 매도물량이 나온 상황에서 시크리컬 종목들이 일종의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철장업종은 중국 구조조정 효과와 수요 강세로 비수기임에도 성수기 못지않은 시황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단기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실적개선이 되는 만큼 주가 우상향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석유화학, 정유업종 2분기 실적이 저조했으나 3분기 스프레드(원재료와 제품 가격 차이) 개선으로 실적전망이 좋다"며 "앞서 조정을 받은 정유·화학업종들은 수익성 개선에 저평가 매력도 있다"고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