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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비상발전기, 종이장 방화문…결국 '돈'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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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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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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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비상발전기, 애초 용량 작아…방화문, 싼 재료 쓴듯" 과실치사 혐의 본격 수사

26일 오전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외벽이 검게 그을려져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26일 오전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외벽이 검게 그을려져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경찰이 밀양 세종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재단에서 압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위급 상황에도 유명무실했던 비상 발전기와 방화문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위법성 여부를 조사한다.

출국 금지된 효성의료재단 이사장과 병원장 등 관계자들에게는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30일 밀양 세종병원 참사 수사본부(이하 수사본부)는 전날 효성의료재단 사무실과 세종병원 원장실 등 11곳에서 압수한 자료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효성의료재단은 경남 밀양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수사본부는 세종병원과 효성의료재단의 근무일지, 세무회계자료 등 각종 전산자료와 인허가 관련 서류, 통장 등을 압수했다.

수사본부는 또 효성의료재단 이사장 손모씨, 세종병원 병원장 석모씨, 세종병원 총무과장(소방안전관리자) 김모씨 등 3명의 자택과 차량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김한수 경남지방경찰청 형사과장(총경)은 "지금은 병원 관계자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압수물을 분석한 후 소방법 위반 등 새로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화재 당시 비상 발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피해를 확산시켰다고 보고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비상 발전기는 상용 전원의 공급이 중단되면 대체 전력을 공급하는 예비 전원이다. 세종병원은 2012년 밀양보건소로부터 비상 발전기가 부적합하다는 시정명령을 받고도 고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해 6월 밀양소방서에 제출한 자체 안전점검보고서에는 '이상이 없다'고 기록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세종병원에 설치된 비상 발전기는 최대 발생 전력이 부족해 위급 상황에서 필요한 곳에 전력을 공급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김 과장은 "전문가들은 세종병원에 설치된 비상 발전기로는 3층 중환자실, 엘리베이터, 중앙계단 비상등 등 필수시설 3곳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는다"며 "(비상 발전기) 용량이 작다는 의견이 많아 정확한 검사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비상 발전기는 화재 당시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병원 측이 비상 발전기를 작동하지 않아 전기공급이 끊겼고 이 때문에 멈춘 엘리베이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과 인공호흡에 의지하던 중증 환자들이 사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화재 당시 1층 엘리베이터에서는 사망자 6명이 발견됐다.

김 과장은 "화재 당시 발전기가 가동되지 않은 만큼 미작동 이유를 알아보고 이것이 피해를 확산하는 데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병원 야간 당직 근무자 가운데 총무과와 원무과 직원이 각각 한 명씩 있었는데 병원 자체 매뉴얼에 따라 소방서에 신고했던 원무과 남자직원이 비상 발전기를 켰어야 했다"며 "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를 차단해야 할 방화문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본부는 방화문의 재질을 확인해 실제 규정에 위배 되는 지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건축물의 피난 방화 구조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방화문은 최소 30분에서 최대 1시간까지는 열을 견뎌야 한다. 김 과장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싼 재료를 쓰면 방화문이 열에 쉽게 찌그러질 수 있다"며 "찌그러진 정도를 봤을 때 규정에 어긋났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허가 서류 등을 검토해 불법 증·개축 시설물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병원은 지난 2006년 3월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을 연결하는 통로를 증축하는 등 불법증축 12건 때문에 시정명령을 받았으나 총 30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내고서는 고치지 않았다. 경찰은 28일 3차 합동 감식에서 병원 1층과 4층에서 추가 불법 시설물을 발견하기도 했다.

30일 현재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상자는 사망자 39명, 부상자 151명 등 총 190명이다. 부상자 가운데 9명은 중상자이며 이 중 2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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