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우선사업자 '제주반도체' 어떤 회사?

조형섭 제주반도체 대표/사진=김유경기자

제주도 수출 1위 품목을 광어 등 넙치류에서 메모리 반도체로 바꿔놓은 제주반도체가 이번엔 복권사업의 이미지를 청정하게 바꾼다.

기획재정부는 9일 제주반도체 (18,650원 ▲510 +2.81%)를 주관사로 하는 '동행복권 컨소시엄'을 올해 12월부터 시작되는 4기 복권사업 수탁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제주반도체는 "해외에서는 복권이 국민 문화로 자리 잡은 반면 국내에서는 복권에 대해 일확천금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라며 "공익 목적 국가복권사업을 도덕성, 공정성을 원칙으로 잘 수행해 복권기금과 공익사업예산으로 쓰이는 복권의 공익적 순기능을 널리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에 본사를 둔 제주반도체는 모바일 메모리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으로 공장(Fab) 없이 반도체 설계만으로 지난해 매출 1171억원을 기록했다. 노키아 몰락의 직격탄을 맞아 2013년 매출액이 140억원으로 급감하는 위기도 겪었지만 이후 5년 동안 제품 및 고객 다변화를 통해 실적을 개선, 지난해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그 결과 제주도의 주요 수출품목도 바꿨다.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의 ‘2017년 상반기 및 7월 제주지역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의 수출품목 1위는 제주반도체 (18,650원 ▲510 +2.81%)의 '메모리 반도체'로 지난해 7월에는 전체 수출실적의 60% 이상을 차지했을 정도다.


제주반도체는 2005년 서울에서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했고, 2013년 회사명도 이엠엘에스아이(EMLSI)에서 제주반도체로 변경했다. 반도체 연구원 위주, 수출(80%이상) 위주의 회사라서 근무환경이 좋은 제주도로 이전했고, 본사를 옮기면서 사명도 제주반도체로 바꿨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에 ‘공학교육혁신지원사업 제주반도체트랙’을 운영하면서 임직원이 직접 강의하고 현장실습과 멘토링까지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제주도로 본사를 옮긴 2005년부터 매년 2000만원의 장학금을 제주대에 지원하고 있으며, 신입 엔지니어는 전원 제주대 공대 출신을 채용해 현지 IT인력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제주반도체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 대비책으로 투트랙 전략을 추진해왔다.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한 저사양 메모리반도체시장 점유율 제고와 안정적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신규사업 진출이다.

우선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주반도체는 세계 3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조형섭 제주반도체 대표는 “저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설계력과 고객 대응은 제주반도체가 최고라는 평판을 받지만 원가경쟁력이 중국·대만업체보다 떨어져 문제였다”며 “협력사가 된 UMC가 2020년 D램공장을 완공해 원가경쟁력이 생기면 시장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다각화 전략으로 추진한 신사업은 바로 복권사업이다. 제주반도체는 이번 복권수탁사업으로 안정적인 매출과 신뢰도를 얻고 복권사업의 운영시스템도 한단계 도약시킨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도덕성, 공공성, 전문성 측면에서 각 분야 최고 기업들이 국가복권사업의 발전과 공공성 회복에 뜻을 같이 하고 동행복권에 참여했다"며 "참여사들의 역량을 결집해 동행복권이 국가복권사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지렛대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행복권 컨소시엄에는 주관사인 제주반도체를 비롯해 NICE그룹 산하 한국전자금융, KIS정보통신, 나이스페이먼츠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MBC 나눔, 네트워크 통합업체인 에스넷시스템, 국산 복권 시스템 개발사인 오이지소프트와 투비소프트 (233원 ▼5 -2.10%), 메타씨엔에스 등 10개사가 참여했다.

4기 복권수탁사업자로 최종 선정되면 2018년 12월 2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5년간 로또·연금·즉석·전자복권의 발행·판매관리를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