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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인수와 베끼기'로 만든 SNS 왕국,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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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소진 기자
  • 2018.03.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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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했던 페북의 배신] 사진, 영상, 메신저 앞세운 경쟁자들의 도전 → 그때마다 인수, 베끼기

[편집자주] 우리가 눌렀던 ‘좋아요’, 우리가 맺었던 ‘친구’가 여론조작과 정치공작의 밑천으로 악용됐음이 드러나면서 페이스북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페이스북 덕분에 연결될 수 있었고 공감을 나눌 수 있었다. 대신 데이터를 내주었고 페이스북은 그 데이터로 돈을 벌었다. 그런데 이 공생이 한계에 직면했다. 민주주의까지 망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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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서로 연결한다'(Connect the world)는 사명을 내건 페이스북의 시작은 사실 좀 거칠게 말하면 하버드대에서 예쁘고 잘생긴 대학생들의 점수를 매기던 '얼굴평가 사이트'였다. 같은 학교에 누가 다니는지, 누가 나랑 같은 수업을 듣는지 찾아보고 담벼락에 안부를 남기던 수준이었다.

그랬던 페이스북이 이제는 전 세계에서 매달 2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글로벌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됐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경쟁 서비스의 도전이 있었지만 'SNS 왕국'을 건설하고 굳건히 지키는 데 성공했다. '인수 혹은 베끼기' 전략의 영향이 컸다. 페이스북의 품에 안기지 않으면 집요하리만치 똑같이 따라해 장점만 쏙 흡수해버리는 무차별 공격이다.

# 1. 트위터에서 베껴온 해시태그(#)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던 페이스북이 일반인도 이메일만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개방한 건 2006년. 트위터가 서비스를 시작하던 때와 거의 비슷하다. 초기 두 SNS는 사이좋게 빠른 성장을 이어가며 '짝꿍 앱'이라고도 불렸다. 이미 아는 친구를 연결해주고 안부를 주고받는 페이스북과 낯선 사람과의 대화, 속보성 뉴스 공유에 최적화된 트위터는 서로 다른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곧 트위터를 넘보기 시작했다. 2008년 11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는 트위터 공동 창업자인 비즈 스톤, 잭 도시 등을 만나 5억달러(약 5357억원)에 인수 제의를 했다. 몇 달 동안이나 이들을 설득하던 저커버그는 "트위터를 팔지 않으면 당신네 서비스를 복제(clone) 해버리겠다"는 공격적인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2013년 6월 페이스북은 트위터 주요 기능이던 해시태그(#)를 따라하는 것을 시작으로 조금씩 트위터의 역할을 잠식해나갔다. 트위터의 성장세가 주춤해지기 시작한 시기와 절묘하게 맞물린다.

2014년 1월에는 트위터의 핵심 기능이던 트렌딩(trending) 기능을 고스란히 따왔다. 페이스북 내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다루고 있는 주제를 키워드로 나열해 주는 기능이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페이스북 멘션' 앱을 선보이며 트위터를 정조준했다. 멘션은 유명인사가 대중들의 질문에 좀 더 쉽게 대답할 수 있게 해주는 트위터 기능 중 하나였는데, 페이스북 역시 유명인사가 자신이 언급된 게시물을 모아 보면서 답변을 해줄 수 있도록 했다.

# 2. 강력한 경쟁자 인스타그램·왓츠앱 인수
'셀피'(셀프 카메라)가 유행하면서 SNS의 트렌드도 글이 아닌 이미지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2010년 출시한 사진 공유 앱으로 시작한 인스타그램은 아이폰 앱 출시 한 달 만에 사용자 수 100만명을 확보했다. 페이스북은 같은 수의 사용자를 모으는 데 10개월이 걸렸다.

물론 페이스북이 사진을 가장 많이 공유하는 플랫폼이었지만 PC(개인용 컴퓨터)를 기반으로 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시작부터 모바일 앱이었던 인스타그램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곧바로 공유하는 데 최적화돼 있었다.

일찌감치 위협을 감지한 저커버그는 2011년 인스타그램에 인수를 제의했다. 하지만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은 회사를 매각하기보다 서비스 확장에 주력하겠다며 고사했다. 1년 뒤 저커버그는 더욱 공격적인 구애에 나섰다. 직접 전화를 걸어 시스트롬을 주말 동안 자신의 집에 초대한 뒤 속전속결로 M&A(인수합병) 계약에 사인을 해버렸다. 인수금액은 10억달러(약 1조원).

인스타그램은 당시 창업 2년도 채 되지 않고 직원이 13명뿐이었다. 매출도 한 푼 나오지 않았다. 페이스북이 이런 회사를 거액에 인수하자 당시 시장에서는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 소셜미디어 지형에서는 젊은 층이 나이 많은 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페이스북을 피해 인스타그램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뚜렷하다. 페이스북이 이용자를 빼앗아 갈 가장 강력한 적을 손에 넣은 셈이다.

2014년 모바일 매신저 '왓츠앱'을 190억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왓츠앱은 10대부터 20·30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젊은 층을 붙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페이스북이 왓츠앱 인수를 통해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고, 10대 사용자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 3. 인수 거절한 스냅챗 집요하게 베끼기
10초 후 내용이 '펑' 하고 사라지는 메신저로 유명한 스냅챗은 10대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들이 페이스북을 떠나 스냅챗으로 옮겨가는 경향은 해가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어서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었다.

스냅챗이 창업 2년째이던 2013년 11월, 저커버그는 30억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했지만 창업자 에반 스피겔은 단칼에 거절했다. 퇴짜를 맞은 페이스북은 철저히 스냅챗 기능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2014년 6월 사진과 영상을 상대방이 읽으면 사라지는 '슬링샷'을, 2016년 8월에는 자회사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한 사진과 비디오가 24시간 내 사라지는 '스토리' 기능을 출시했다. 지난해 2월에는 왓츠앱에도 사용자 상태 메시지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기능을 추가했다. 모두 스냅챗이 이미 출시했던 서비스와 똑같았다.

페이스북 메신저에 스냅챗 특유의 카메라 필터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움직이는 필터나 스티커를 추가할 수 있으며 사진이 24시간 안에 사라지는 게 특징인데 스냅챗 카메라와 다를 바가 없다. 이처럼 스냅챗 창업 이후 페이스북이 모방한 기능만 총 11가지에 달한다.

나아가 스냅챗이 2016년 9월 웨어러블 선글라스 '스펙터클스'를 공개하며 자신을 '카메라 회사'로 정의하자 저커버그도 질세라 두 달 뒤 11월 페이스북에서 카메라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기능을 베끼다 못해 정체성마저 베끼려 든다는 비판을 받았다.

페이스북의 무자비한 공격에 스냅챗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인스타그램 스토리 일간 사용자 수가 먼저 2억명을 돌파하며 스냅챗의 1억6000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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