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폭행사건 방관 의혹' 아산경찰서장, 징계받는다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민갑룡 경찰청장 /사진=뉴스1

유성기업 집단폭행 사태의 현장 진압 책임자인 김보상 충남 아산경찰서장이 징계받을 전망이다. 경찰청은 김 서장에 대한 감찰을 진행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민 청장은 이날 경찰청이 유성기업 현장에 파견한 합동감사단의 조사 결과를 밝혔다. 경찰청은 민주노총 유성기업지부 조합원이 지난달 22일 회사 임원을 집단 폭행한 현장에서 경찰관들이 사태를 방관했다는 의혹과 관련, 합동감사단을 파견했다.

민 청장은 "감사를 해보니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은 나름대로 소임을 다하려고 했던 것이 있어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다만 지휘부인 아산서장의 상황 파악과 보고 등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던 걸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민 청장은 "아산서장에 대해서는 감찰 조사를 진행해 징계절차에 들어가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처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 청장은 "(유성기업 사태같은) 긴급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체계적이고 명확한 경찰 지침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며 "이런 점을 고려해 김 서장에게 어느 정도의 책임을 물을지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고 말했다.

유성기업 폭행 사건에 대한 조사는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계획이다. 민 청장은 "공동상해·폭행에 관련된 분들은 1명 빼고 조사가 끝났다"며 "적극가담자를 중심으로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집행을 방해한 분들 중에도 새롭게 혐의가 밝혀진 분들이 10명 정도 있어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유성기업 노조에서 제기한 임원들의 배임·횡령 의혹도 함께 조사 중이다. 민 청장은 "폭행에는 25명 정도가 투입됐고 횡령이나 배임은 지능범죄수사대가 투입돼 병렬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 청장은 유성기업 사태로 인해 공권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자 경찰위원회에 출석해 경찰의 물리력 행사 기준 보완책에 대해서도 보고할 예정이다.

민 청장은 "현재 경찰 물리력 행사의 지침은 앙상한 뼈대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112 상황관리 전담 체계, 지휘부들간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장치 등을 개선하겠다고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