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꼬리표 단 까닭은?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믹 멀베이니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 대행 겸 백악관 에산관리국장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을 대통령 비서실장이 아닌 비서실장 '대행'(acting)에 임명한 건 멀베이니 본인의 요청 때문이라고 NBC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는 이날 멀베이니와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대행'이란 직함을 원한 건 멀베이니였다"면서 "멀베이니가 6개월 이상은 (비서실장 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얘기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의 연말 퇴임을 공식화한 뒤 그 후임 인사를 물색해왔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구인난'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차기 비서실장 '1순위'로 꼽혔던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의 경우 '2020년 대통령 선거 때까지 비서실장으로 일해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의를 고사하면서 영입이 불발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13일 오후 따로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서실장으로 유력시됐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이튿날 성명을 통해 "더 이상 그 직책에 나를 거론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여권 인사들 중에선 마크 메도스 공화당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이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대통령 비서실장직에 관심을 보여 왔었지만, 그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의원직을 계속 맡아 달라"고 해 후보군에서 제외됐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멀베이니는 14일 예산 관련 회의 참석을 위해 백악관으로 출근할 때까지만 해도 비서실장 '대행'이 될 줄은 몰랐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멀베이니를 비서실장 대행으로 지명했음을 알렸다.

다른 소식통은 "멀베이니도 비서실장직을 맡길 꺼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서실장 인선 문제로) 곤경에 처해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판단했다"며 "대신 일정기간만 실장 업무를 보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이 같은 멀베이니 대행 임명 경위에 대한 NBC의 확인 요청에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메건 버리스 백악관 예산관리국 대변인은 "멀베이니는 대통령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그가 대통령을 믿는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 관계자들 사이에선 멀베이니가 하원의원 출신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부부 등 다른 참모들과도 대체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그가 당분간이나마 비서실장 업무를 맡게 된 데 대해 '안도'하는 기류가 읽히고 있다고 NBC가 전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멀베이니는 TV뉴스 전면에서 대통령을 옹호할 생각이 없다"며 "그는 (비서실장 대행을 하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