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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터질 게 터졌다"…'소통부재'가 만든 신재민 사태

머니투데이
  • 세종=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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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0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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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종 두집살림, 선후배간 소통단절…정책 큰 그림·공직생활 비전 나눌 수 있어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후배가 큰 그림을 볼 수 있고 그릴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주는 게 국장, 과장 등 선배의 역할인데…."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고위 공직자는 이른바 '신재민 사태'를 보고 "터질 것이 터졌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후배가 무엇을 고민하는지, 선배는 왜 이런 의사결정을 내렸는지를 서로 터놓고 얘기하기 힘든 구조가 사태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신재민 전 사무관의 '청와대 적자부채 발행 강요' 주장을 보자. 신 전 사무관은 본인이 근무했던 기획재정부 국고국의 입장에서 국채 상환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그게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제 정책 결정 프로세스의 전부는 아니다. 국고국의 입장만이 '정의'라는 생각을 갖는다는 것부터가 난센스이지만 이를 지적하고 바로잡아 준 선배가 없었다는 게 문제다. 3년차 사무관에게 배경 설명이 없이 '찍어 누르듯' 업무지시만 내려가다 보니 오해가 쌓였고 결국 탈이 났다.

중앙부처가 세종으로 이전하면서부터 문제는 심해졌다. 장·차관은 부처간, 당·정·청간 회의와 각종 행사에 참석하느라 세종청사에 한 달에 한 두번 '방문'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실·국장 역시 서울에서 근무하는 날이 대부분이고, 과장도 하루가 멀다하고 서울로 출장을 가야 한다. 사무관 이하 직원들은 주로 세종청사에 머무는데, 상급자의 얼굴을 보고 얘기할 기회가 많지 않다.

실제 공직자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한다. 중앙부처 한 국장급 공무원은 "예전 같았으면 선배가 불러다 앉혀 놓고 빨간펜 그어가며 가르쳐 줄 수나 있었지 지금은 후배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알 수도 없고 그럴 시간도, 의지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급 공무원은 "실무자인 후배와 간부인 선배가 정책의 큰 그림, 비전 등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공직사회에선 단순히 업무관련 자료나 보고서를 주고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후배도 불만은 있다. 잦은 출장을 핑계로 후배를 챙기지도 않으면서 단지 일을 하기 위한 도구로만 바라본다는 얘기다. 서기관 승진을 앞둔 한 사무관은 "혼날 때 혼나더라도 '왜'라는 설명이 없다 보니 일을 기계적으로 하게 되더라"며 "국·과장은 시간이 없고, 사무관은 경험이 없다보니 그냥 예전에 하던대로, 새로운 것은 하지 않으려는 나쁜 버릇이 생기더라"고 고백한다.

올해 5년차라는 한 사무관은 "내일도 바쁜데 다른 과나 국의 업무를 이해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장이나 과장은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큰 틀에서 고민하라'고 하지만 다 뜬 구름잡는 얘기로만 들린다"고 말한다.

최근 신 전 사무관 사태와 관련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부처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특정 실·국의 의견이 부처의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부처의 의견이 모두 정부 전체의 공식 입장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다른 부처, 청와대, 나아가서 당과 국회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보완될 수도, 수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정책형성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신이 담긴 정책이 모두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고위공직자라면 당연하게 생각할 법한 얘기지만 적자국채 발행 문제로 고민하던 2017년 당시 신 전 사무관은 알지 못했다. 그 누구도 설명을 해주지 않은 것 같다. 아니 신 전 사무관의 고민이 무엇인지 조차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다. 그때처럼 앞뒤가 막힌 공직사회의 소통 방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신 전 사무관이 등장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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