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호재 불구, 미·중 무역분쟁 악재로 LG유플러스 주가 약세

최근 한달간 코스피 통신업종 지수 추이./자료=한국거래소

미국이 한국 내 화웨이 통신 장비 사용 중단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국내 통신주가 약세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북부, 강원 지역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 (9,790원 ▲20 +0.20%)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7일 오전 11시29분 현재 LG유플러스 (9,790원 ▲20 +0.20%)는 전 거래일 대비 550원(3.82%) 내린 1만3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텔레콤 (51,700원 ▼300 -0.58%)과 KT (36,450원 ▼150 -0.41%) 등도 각각 0.58%, 0.35%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 내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중단을 촉구하면서 나타났다.

앞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지난 5일 '클라우드의 미래'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5G 네트워크상 사이버 보안은 동맹국 통신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며 "단기적인 비용 절감은 솔깃할 수 있지만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를 선택하면 장기적인 리스크와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현재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를 겨냥,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 (9,790원 ▲20 +0.20%)는 LTE 때부터 화웨이 장비를 사용해 왔던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5G 투자가 한창인 상황에서 주력 벤더인 화웨이 장비 조달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기존 LTE 장비와의 매칭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현재 사용 중이 화웨이 장비를 모두 교체해야 할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이번 화웨이 사태가 LG유플러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웨이 사태로 인해 LG유플러스가 실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네트워크 장비 부품의 경우 화웨이가 6개월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고, 상거래 관행 및 법적 분쟁 소지 발생 가능성을 감안할 때 미국 IT(정보기술) 업체들이 화웨이에 신규 부품 공급을 중단한다고 해도 기존 P/O(구입주문) 발생분까지 취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화웨이가 최소 1년 이상의 네트워크장비 부품 재고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장비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당장 통신주보다는 통신장비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화웨이 규제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국내 통신장비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에서 나온 분석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의 해외 시장 지배력 상실은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 확대로 이어져 삼성전자 밸류 체인 내 부품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삼성전자는 유럽과 중남미 시장 중심으로 화웨이 스마트폰 수요를 흡수해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7% 증가할 것을 보인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