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구글세' 과세 합의…이르면 2021년부터 부과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G7(주요 7개국)이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에게 디지털세를 과세하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우리 국세청도 한국에 고정사업장이 없어 수익을 낸 만큼 법인세를 부담하지 않았던 IT 기업에 과세할 길이 열렸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7~18일 프랑스에서 개최된 G7 재무장관회의에서 G7은 디지털세에 대한 과세 원칙에 합의하고 2020년까지 과세 방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G7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디지털세가) 기업이 공평하게 세금을 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G7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서방 7개 나라를 말한다.


G7은 두 가지 디지털세 과세 원칙을 정했다. 우선 디지털경제에 부합하는 국가간 과세권 배분 규칙을 새로 정립하기로 했다. 또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를 막기 위해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글로벌 최저한세가 디지털세 파이 자체를 키우는 작업이라면 과세권 배분 규칙은 파이를 어떻게 나누느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글로벌 IT 기업은 아일랜드 같은 저세율 국가에 본사를 두고 세계 곳곳에서 수익을 올렸다. 수익 발생 국가가 법인세를 제대로 걷기 어려운 점을 악용했다. 외국법인의 사업소득에 법인세를 부과하려면 소득이 발생한 국가에 물리적 고정사업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구글 앱스토어의 경우 한국에 관련 사무소가 없기 때문에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려도 과세할 방법이 없다.


이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15년부터 디지털세 과세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벱스(세원잠식 및 소득이전)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과세는 디지털세 과세 방안을 국제조세조약, 국내 세법 등에 반영하는 규범화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르면 2021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G7 합의는 디지털세 장기대책에 관한 내용"이라며 "정부는 2020년까지 디지털세 장기대책에 관한 국제논의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기존 프랑스, 영국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세 단기대책과는 다르다. 앞서 프랑스 상원은 지난 11일 글로벌 IT 기업이 자국 내에서 번 연 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매기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인세는 비용을 제외하고 이익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프랑스 상원은 글로벌 IT 기업의 이익을 추산하기 어렵다고 판단, 과세 기준을 매출로 설정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곧바로 프랑스 디지털세가 차별적인 통상조치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IT 기업이 미국과 프랑스에 이중으로 세금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