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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병원 환자에 "보험 들어라"…'묻지마보험' 된 초간편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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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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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1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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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 알릴의무 대폭 축소한 초간편보험 6만건 넘게 팔려…일부 보험사, 요율도 제대로 반영 안하고 병원서 환자 대상 영업하기도

MT단독보험회사들이 이미 질병을 앓고 있는 유병자를 대상으로 병력에 대해 알릴 의무를 크게 축소한 초간편심사 건강보험(이하 초간편심사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보험에 가입조차 시켜주지 않던 유병자에 대한 문턱을 낮춰준 것인데, 일부 보험사는 이 과정에서 리스크(위험)를 보험료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거나 심지어 병원을 찾아가 환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등 '묻지마보험' 식 경쟁을 벌이고 있다. 향후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악화 등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독]병원 환자에 "보험 들어라"…'묻지마보험' 된 초간편보험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올 초부터 기존 간편심사 건강보험의 알릴의무 사항을 3개에서 2개 혹은 1개로 줄인 초간편심사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AIG손해보험, DB손해보험 (54,800원 상승200 -0.4%), KB손해보험, 삼성화재 (233,000원 상승1000 -0.4%), M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18,650원 상승100 -0.5%) 등이 총 6만건 이상을 팔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손보사는 상품을 각각 7차례, 9차례 이상 개정하며 과도한 경쟁을 벌이거나 병력에 대한 고지의무가 줄어든 데 따른 리스크를 요율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생명보험사들은 내부적으로 초간편심사보험 판매를 검토 중인 곳은 있지만 아직까지 상품을 출시한 곳은 없다.

보험사들은 3~4년 전만 해도 유병자에게 건강보험을 판매할 때 질병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보유 중인 질병은 보장하지 않는 조건이거나 보장 범위가 암과 사망 등으로 극히 제한된 상품만 팔아왔다. 이후 금융당국이 취약계층에 대한 보험 혜택을 확대하자는 취지로 유병자 전용보험의 보장 범위를 모든 질병으로 확대할 수 있게 하면서 2016년부터 간편심사보험이 본격적으로 판매됐다.

통상 유병자 중 △최근 3개월 이내 입원·수술·추가 검사 의사 소견 △2년 이내 질병이나 사고로 입원·수술 △5년 이내 암 진단·입원 및 수술 등에 해당하지 않으면 다른 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보험료가 일반 건강보험보다 1.5~2배 가량 비싸다.

문제는 최근 영업 경쟁이 과열되면서 간편심사보험 보다 알릴 의무를 사항을 더 줄인 후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의 영업이 기승을 부린다는 점이다. 2년 내 입원·수술 이력은 대부분 제외됐고 암 수술 등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줄여서 최근 3개월 내 의사소견만 없다면 가입시켜 주거나, 아예 5년 내 암 등으로 인한 병력만 없다면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만성 당뇨환자의 경우 2년 내 입원한 기록이 없다면 약을 잘 먹고 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해 가입시켜 줬다면, 현재 판매 중인 일부 상품은 5년 안에 암으로 진단받은 기록만 없다면 당뇨로 장기간 입원 중인 상태라도 보험에 가입시켜 주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가입 문턱을 더 낮춘 대신 보험료를 올렸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보험사는 요율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거나 누락한 곳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100%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면 30%가량만 반영하는 식인데, 당장은 보험료가 비싸지 않기 때문에 가입자에게 유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손해율이 높아지고 재무건전성이 나빠지면 결국 선의의 가입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며 "일부 재보험사에서도 이 같은 이유로 초간편심사보험에 대한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험군이 많아 기존에 기피 대상이던 병원에서 가입자를 유치하는 등 비정상적인 영업행위도 과열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당장 중대질병을 앓고 있지만 않으면 병원에 입원해 있더라도 가입할 수 있는 '묻지마보험'으로 변질되면서 보험사기에 노출될 우려가 더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멀쩡한 사람도 입원시켜서 허위진단이나 과잉진료로 보험금을 타내는 일이 빈번하게 적발되는데, 유병자의 경우 이 같은 유혹이나 사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존에는 설계사들이 병원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실손의료보험이나 건강보험에 가입시키려고 하다 적발되면 해촉 사유에 해당했다"며 "고지의무위반 등 불완전판매가 많았기 때문인데 최근에는 일부 보험사들이 오히려 병원에 가서 유병자를 유치해 오라고 전국 병원으로 설계사를 보낸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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