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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독일車, 이스라엘서 아직 외면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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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수 기자
  • 2019.08.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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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 재팬'의 진화]독일부터 나이키까지… 배상·노동환경 개선 가져온 해외 불매운동

[편집자주] '안사고, 안먹고, 안가고.'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에 맞선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50일째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주도의 자발적인 극일의 '열정'은 전산업분야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일부 일본투자기업에 대한 과도한 마녀사냥식 불매운동을 배격하고, '냉정'을 잃지 않는 성숙한 의식들도 표출되고 있다. 열정과 함께 냉정까지 품은 스마트한 불매운동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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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제74주년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8.15 74주년,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 규탄 정의평화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 문화제'에서 시민들이 'NO 아베'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2019.8.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불매운동은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해외에서는 전쟁범죄·윤리적 경영 등을 이유로 불매운동이 일어나 기업의 변화를 이끈 사례들이 있다.

BMW·벤츠·폭스바겐 등 과거사 청산으로 잘 알려진 독일 기업들도 처음부터 이렇게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독일은 국가 주도의 전쟁범죄 배상에는 나섰으나 민간 기업의 강제노동 문제는 "이미 국가 간 배상으로 마무리됐다"고 주장했다. 1998년 9월 11일자 뉴욕타임스(NYT)는 "대부분의 (독일) 기업은 히틀러 치하의 독일에서 강제 노동을 시켰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정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또한 NYT는 "폭스바겐 등 소송을 당한 독일 기업은 히틀러 치하에서 그들이 벌인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부인해왔다"고 설명했다.

아돌프 히틀러가 폭스바겐의 '비틀'을 시승하고 있는 모습. 1937년 히틀러가 국민차 생산을 위해 세운 회사인 폭스바겐은 2차 대전 당시 독일군 전용 차량 생산을 위해 수용소에서 1만5000명가량을 강제 동원했다. /사진=AFP
아돌프 히틀러가 폭스바겐의 '비틀'을 시승하고 있는 모습. 1937년 히틀러가 국민차 생산을 위해 세운 회사인 폭스바겐은 2차 대전 당시 독일군 전용 차량 생산을 위해 수용소에서 1만5000명가량을 강제 동원했다. /사진=AFP
이들 기업의 사과와 배상을 끌어낸 계기는 1990년대 말부터 이어진 집단손해배상 소송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독일제품 불매운동이었다. 천문학적인 배상액과 '전범 기업' 낙인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독일 정부와 기업은 2000년 8월 '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Erinnerung, Verantwortung und Zukunft·EVZ)' 재단을 설립한다. 전쟁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개별적 배상을 위해 만들어진 EVZ 재단은 약 100억마르크(6조9874억원)의 기금으로 설립되었는데, 이중 절반은 독일 6500여개 기업이, 나머지 절반은 독일 정부가 출연했다.

이러한 독일 기업의 배상 노력에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곳이 있다. 바로 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핍박을 직접적으로 받은 이스라엘이다. 19일 자동차데이터전문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지난해 폭스바겐의 일반차량 판매대수는 3133대에 불과했다. BMW(1926대), 벤츠(2021대)는 더 고전했다. 반면 현대차(2만7392대), 토요타(1만5132대), 기아차(1만4622대) 등은 높은 판매량을 거뒀다.

세계적인 '명차'로 여겨지는 독일 자동차가 유독 이스라엘 시장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로는 전범기업에 대한 기피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치 정권에 부역한 폭스바겐, 벤츠 등 기업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의 불매운동이 오랜기간 굳어지면서 판매량 저조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파키스탄의 한 소년이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축구공을 꿰매고 있다. 1996년 이와 비슷한 사진이 미국 잡지 '라이프' 매거진에 실려 '아동착취 논란'을 일으켰고, 세계적인 불매운동을 불러왔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WSJ) 캡쳐
파키스탄의 한 소년이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축구공을 꿰매고 있다. 1996년 이와 비슷한 사진이 미국 잡지 '라이프' 매거진에 실려 '아동착취 논란'을 일으켰고, 세계적인 불매운동을 불러왔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WSJ) 캡쳐
경영윤리를 위반한 기업이 소비자의 불매운동으로 잘못을 바로잡는 사례도 있었다. 1996년 미국 잡지 '라이프'는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축구공을 꿰매는 한 파키스탄 소년의 사진을 실으며 나이키의 아동착취 실태를 고발했다. 잡지에 따르면 소년의 일당은 60센트(약 720원)에 불과했다. 이듬해엔 나이키 생산공장 직원의 77%가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으며, 법적 기준보다 177배 높은 발암물질에 노출돼 있다는 폭로가 쏟아졌다. 그러나 나이키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제3자인 현지 공급업체이므로 통제할 수가 없다"는 변명만 내놨다.

나이키의 무책임한 대응은 시민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미국 내 50개 도시, 11개 국가에서 나이키를 비판하는 시위와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결국 1998년 필립 나이트 당시 나이키 CEO(최고경영자)는 "나이키 제품은 노예 수준의 임금, 강제 초과노동, 노동 착취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며 "미국 소비자들은 착취적인 노동조건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사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잘못을 시인했다. 이때 발표한 아동노동 금지, 공장 NGO(비정부기구) 감독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노동환경 개선안은 지금까지 지켜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역시 탈세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2014년 아마존은 런던지사의 막대한 매출을 세율이 낮은 룩셈부르크 본사에서 집계해 세금 탈루 의혹을 받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2013년 43억파운드(약 6조3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아마존이 낸 법인세는 매출의 0.1%에 불과한 420만파운드(약 61억8500만원)였다. 이로 인해 영국 국민들 사이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최대 쇼핑기간인 크리스마스 시즌에 아마존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53%(가디언 조사결과)에 달했다. 1년 만인 2015년 아마존 본사는 영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에 대해서는 영국에 법인세를 내기로 정책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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