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전 KT 회장, 김성태 딸 합격에 "수고했다"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이석채 전 KT 회장(왼쪽)과 서유열 전 KT 사장/사진=이기범 기자, 뉴스1

이석채 전 KT 회장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이 KT에 합격하자 인사담당 임원에게 "수고했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 의원 딸의 KT 채용을 알지 못했다는 그동안의 이 전회장 측 주장과 상반된 증언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27일 오후 KT 신입사원 채용에서 영향력을 행사, 특정인을 합격시킨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된 이석채 전 회장 등의 6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서유열 전 KT 사장은 이 전회장이 직접 김성태 의원 딸의 채용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서 전사장은 "2012년 10월쯤 이 전 회장과 서초동 사옥에서 티타임을 하던 중, 이 전회장이 '김성태 의원이 KT를 위해 저렇게 열심히 돕고 있는데, 딸이 KT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주시지요'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증언에 따르면 서 전사장은 이 전 회장 지시를 받고 당시 KT 스포츠단에서 임시직으로 근무하고 있던 김 의원 딸이 정규직으로 전환 가능한지, 권모 스포츠단장에 알아보도록 했다.

이에 권 단장은 정규직 전환 사례나 관련 규정이 없어 힘들며, 이미 진행 중인 2012년 하반기 공채에 참여시켜야 하는데 이는 김상효 인재경영실장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서 전사장은 "권 단장의 보고를 회장에게 올리자, 회장이 '인재경영실장과 협의해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KT의 2012년 하반기 공채는 이미 9월 서류접수가 끝났음에도 김성태 의원 딸이 이 전회장 지시로 공채 중간에 끼어들어 갔다는 것이다.

서 전사장은 이 전 회장이 김 의원 딸의 최종합격 결과도 보고받았다고 증언했다.

서유열 전 사장은 "김 의원 딸과 또다른 청탁대상의 최종 합격 결과를 보고하자 이 전 회장이 "잘됐다, 수고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서 전 사장은 2012년 KT 채용비리를 주도한 혐의로 올해 4월 구속 기소돼, 이 전 회장과 함께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서 전 사장은 이 전 회장의 신임을 받아 'KT 2인자'로 불렸던 인물로, 2012년 KT 스포츠단 파견계약직이던 김 의원 딸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도록 직접 지시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