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이스라엘… 1년새 세 번째 총선 한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

이스라엘이 또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1년 사이 총선을 세 차례 치르게 됐다.

12일 CN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의회는 연정 구성 시한인 이날 0시까지 차기 총리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의회는 결국 내년 3월 2일 조기총선을 치르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스스로 해산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에서는 1년 새 총선만 세 번 치르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과 9월 총선 때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았고 연정구성에도 실패했다. 집권 여당인 리쿠드당과 대표 야당 청백당이 맞서는 상태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도 여야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CNN은 "일부 정치인들은 4차 총선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농담하고 있다"면서 "정치적 교착상태가 끝난다는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잇단 연정 실패로 국정은 사실상 마비됐다. 당장 내년 예산안도 통과되지 않은 채 의회가 해산됐다. CNBC는 "엄청난 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게 됐다"면서 "(정부가) 수개월 동안 감축에 나설 전망으로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13년 장기 집권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자신의 정치인생에서 최대의 고비를 맞았다. 이스라엘 검찰이 지난달 뇌물수수·사기·배임 혐의로 그를 기소한 상황에서 세 번째 총선을 치르게 됐다. 이에 야권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면책특권'을 행사할 수 있는 총리직을 연임하기 위해 총선 구도를 장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리쿠드당 내에서도 두 차례나 연정구성에 실패한 그를 교체하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리쿠드당은 오는 26일 당대표 선출에 나설 예정이다.

내각제인 이스라엘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으면 대통령이 연정 설립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당의 대표에게 연정구성권을 부여한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지난 두 차례의 총선 이후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를 건넸지만 과반 세력을 만드는 데 실패했고, 이후 이를 받은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도 연정에 실패했다. 끝으로 의회마저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결국 세 번째 총선을 치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