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사업 어렵네… 네슬레 '하겐다즈' 판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네슬레가 하겐다즈 등 미국 아이스크림 사업을 40억달러에 매각했다. /사진=AFP

세계 최대 식음료회사인 네슬레가 하겐다즈 등 미국 내 아이스크림 사업에서 손을 뗀다. 네슬레는 이를 합작사에 넘기고 수익성 높은 사업들에 집중할 계획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네슬레는 사모펀드 PAI파트너스 산하 R&R과의 합작사인 '프로네리'에 미국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을 넘기기로 했다. 여기에는 하겐다즈 미국 사업권도 포함돼 있다. 하겐다즈의 미국 외 사업권은 제너럴 밀스(요플레 등 생산)가 보유 중이다.

매각 대금은 현금 40억달러(약 4조7400억원)로 내년 1분기 중에 거래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네리는 네슬레가 지난 2016년 유럽 아이스크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프랑스 R&R그룹과 세운 합작회사다. 네슬레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 아이스크림 사업까지 프로네리에 넘김으로써 효율적인 경영과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점점 더 건강을 생각하는 미국 소비자들 때문에 아이스크림 시장 경쟁은 더 심해지고 있다"면서 네슬레가 부진한 아이스크림 사업을 대부분 합작사로 넘겨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네슬레의 미국 내 아이스크림 부문 수익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네슬레의 미국 내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2010년 19.3%에서 15%로 감소했다. 반면 매그넘, 벤앤제리 등을 보유한 유니레버의 시장점유율은 2010년 17.9%에서 지난해 20.9%로 껑충 뛰면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유니레버는 설탕과 칼로리를 줄이고 단백질과 유산균을 높인 건강한 아이스크림을 내세워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네슬레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2000여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있다. 수익성 높은 건강식품이나 생수, 커피, 반려동물 사료 등 소수의 사업에 더 주력하기 위해서다. 네슬레는 지난 10월에도 스킨케어 사업부문을 100억달러에 매각했고 생명보험사업도 15억달러에 팔아치웠다.

한편 프로네리는 이번 사업 인수를 통해 지난해 27억유로(약 3조6000억원)였던 매출이 올해 45억유로(약 6조원)로 늘어날 것을 기대한다. 이브라힘 나자피 프로네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프로네리를 미국으로 진출시키는 것에 매우 흥분되어 있으며 하겐다즈와 드럼스틱과 같은 네슬레의 환상적인 브랜드로 사업을 성장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