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가 서울 상공에 있습니다"…멜라니아도 반한 '산타 추적' 서비스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제공되는 '산타 위치 추적 서비스' / 사진 = 산타 위치 추적 서비스(https://www.noradsanta.org/) 갈무리

크리스마스가 되면 아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하는 산타 할아버지는 어디에 있을까.

북미 항공 우주 방위 사령부(NORAD)의 크리스마스 테마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인 'NORAD 산타 추적(NORAD Tracks Santa)'가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24일)가 되면 NORAD가 쏘아 올린 산타 추적기가 북극을 출발한 산타클로스의 '루돌프 썰매'를 뒤쫒는다. NORAD 산타 추적기의 공식 홈페이지 'www.noradsanta.org'를 방문하면 실시간으로 산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실제 싼타가 아닌 가상의 산타지만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해당 서비스는 미국 전역에서 1500명의 자원 봉사자가 참여해 '산타는 어디 있나요'라는 질문에 응답하는 미국의 '대형 이벤트'다. 때때로 대통령이나 영부인이 참여해 이목을 끌기도 하며, 올해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Melania Trump)가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미국의 우주비행사인 앤드류 모건(Andrew Morgan) 대령도 국제 우주 정거장 (ISS)에서 "산타가 인도를 거쳐 남쪽으로 여행하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며 이벤트에 동참했다.

NORAD의 산타 추적 서비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산타의 실시간 위치 외에도 산타가 배송한 선물, 다음 목적지와 이전 방문한 장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25일(한국 시간)기준 산타클로스는 약 67억 개의 선물을 배송했으며, 멕시코의 카보 산 루카스 시(Cabo San Lucas)를 떠나 엔세나다 시(Ensenada)로 향하고 있다.

'산타 문의 전화'를 받고 있는 미국의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 사진 = 멜라니아 트럼프 공식 트위터

NORAD의 산타 추적 서비스는 64년 전인 1955년 크리스마스 이브 한 회사의 '인쇄 실수'로 시작됐다. 미국 콜로라도 주의 콜로라도 스프링스 시(Colorado Springs)에 위치한 시어스 사(Sears·유통업체)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광고의 일환으로 "산타클로스에게 연락할 수 있다"는 광고지를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러나 이 광고지는 실수로 잘못 인쇄되어 같은 시의 대륙 방공 사령부(CORAD)직통 전화번호를 인쇄하고 만다.

이 날 근무 중이던 CORAD의 대령 해리 숍(Harry Shoup)은 한 소녀의 전화를 받자 "장난 전화는 그만둬라"며 화를 냈으나, 소녀가 수화기 너머로 울기 시작하자 농담이 아닌 것을 깨닫는다. 소녀를 달래기 위해 해리 대령은 "사실 나는 산타고, 오늘 밤 방문할 것"이라고 말한 다음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사실 관계를 파악한 해리 대령은 근무자 2명을 배치하고 "어린이들이 전화가 오면 산타의 위치를 알려 주라"는 지시를 내린다. 이날 시작된 전통은 CORAD가 NORAD로 개편된 1958년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오늘날에도 NORAD는 자원봉사 형태로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이어지고 있다. 자원봉사 1명 당 약 40회의 전화를 받으며, 200여 개 이상의 국가에서 수십만 건의 이메일과 수만 건의 통화를 담당한다. NORAD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2013년 크리스마스 이브 1일 동안 약 1958만 명이 홈페이지에 접속해 산타의 위치를 확인했으며, 145만 명이 페이스북의 산타 위치에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서비스는 매년 산타가 우리 나라의 서울을 지나갈 때에도 트위터를 통해 게시글을 올린다. 지난 24일 오후 11시(한국 시간)쯤에도 NORAD 공식 계정은 "산타가 한국과 일본을 지나갔다'는 글을 올리고 서울의 사진을 게시했다. 2017년에도 NORAD는 "산타가 서울을 방문했다"는 글과 함께 서울의 야경 사진을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