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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코알라, 불에 타죽은 캥거루…최악의 호주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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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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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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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산불에서 구조된 코알라 © AFP=뉴스1
호주 산불에서 구조된 코알라 © AFP=뉴스1
5개월째 산불이 계속되는 호주에서 코알라 8000여마리가 희생됐다. 이번 산불로 호주의 상징적인 동물, 코알라는 사실상 멸종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산불, 5개월째 활활


호주에서는 늦여름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뒤 봄이 오는 9월쯤에는 잦아든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호주 산불은 조금 달랐다. 기후 변화로 늦여름이 아닌 봄인 9월에도 초대형 산불이 이어졌다. 지난해 1965년 이후 최소 강수량을 기록하는 최악의 장기 가뭄이 이어지고 35도에 이르는 고온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까지 겹쳐 산불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시작된 산불은 해가 바뀐 현재까지 잦아들 기미가 없고, 오히려 여름을 맞아 40도를 웃도는 폭염과 맞물리면서 악화일로다. 지난달 18일 호주는 전국 평균 기온이 41.9도를 기록했다. 시속 30~40㎞의 강풍도 상황 악화에 기여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화재 현장에서 구출된 한 코알라. /사진=로이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화재 현장에서 구출된 한 코알라. /사진=로이터

6일 기준 한반도 면적의 28%에 해당하는 630만 헥타르의 숲이 소실됐고, 소방대원 10여명을 포함해 24명이 사망했다. 1300여채의 주택을 포함한 2500여 개의 건물들이 전소됐으며, 호주 보험협회에 따르면 보험 청구 건수만 5239건으로 총 32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보험 청구가 발생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수천명의 소방대원들을 돕기 위해 최대 3000명의 예비군을 소집했지만, '화염 토네이도(firenado)'현상 등으로 인해 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올드바에 들불이 번져 지난 9일(현지시간) 한 소방관이 화재 진압을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당국은 동부 해안을 강타한 화재로 최소 2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으며 150여 채의 가옥이 파괴됐다고 호주 당국이 밝혔다. 호주는 1965년 이후 최소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사진=뉴시스 2019.11.10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올드바에 들불이 번져 지난 9일(현지시간) 한 소방관이 화재 진압을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당국은 동부 해안을 강타한 화재로 최소 2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으며 150여 채의 가옥이 파괴됐다고 호주 당국이 밝혔다. 호주는 1965년 이후 최소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사진=뉴시스 2019.11.10


화염 토네이도는 건조하고 뜨거운 공기, 불이 만날 때 만들어지는 일종의 바람 소용돌이다. 2003년 호주 산불 때나 최근 캘리포니아 산불 등에서 관찰됐는데 이 경우 불이 빠르게 확산하고 헬기를 띄우는 데 어려워 진화에 고충이 생긴다.



코알라, 8000마리 희생… 사실상 멸종


호주 코알라는 산불 이전부터 멸종 우려를 낳았다. 최근 수년새 적지 않은 코알라들이 성병의 일종인 ‘클라미디아’에 감염되면서다.

지난해 11월 BBC는 "포트 맥쿼리에 있는 세계 유일의 코알라 전문병원에는 요즘 눈에 염증이 생겨 후송돼 오는 코알라가 수백 마리에 달한다"며 "이중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코알라가 50-60%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코알라 결막염의 원인은 클라미디아 감염 때문이라고 본다"고도 했다.

성교에 의해 주로 전염되는 클라미디아 감염으로 인한 결막염을 방치하면 실명하게 된다. 암컷은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아 종의 보존에도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병이다. 특효약이 없어 약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병원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

코알라는 원래 건강하고 유전자적 다양성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서식처로 선호해온 해안가 숲이 도시 확장을 위해 벌채되면서 서로 고립되어 코알라들의 근친교배가 늘어나 체력도 약화되고 병들고 있다. 또 유칼립투스 나무가 도시개발 등으로 줄어든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알라가 서식지에서 쫓겨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산불에 목이 탄 코알라가 26일 호주 애들레이드 인근 도로 한 복판에서 애나 휴슬러로부터 물을 받아 마시고 있다. <사진출처:애나 휴슬러 인스타그램> 2019.12.31
산불에 목이 탄 코알라가 26일 호주 애들레이드 인근 도로 한 복판에서 애나 휴슬러로부터 물을 받아 마시고 있다. <사진출처:애나 휴슬러 인스타그램> 2019.12.31
개체수 감소로 우려를 낳은 코알라는 연이어 호주 산불이란 대형 위기를 맞았다. 호주 시드니대 생태학자들은 5일 CNBC에 "산불 피해 지역에서 불이 시작된 이후 코알라 약 8000마리가 죽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정부 관리들은 약 30%의 코알라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빠졌다고 보고있다. 뉴욕타임스(NYT)와 포브스 등에 따르면 호주 코알라 재단의 테보라 타바트 회장은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기능적 멸종 상태는 어떤 종의 개체 수가 너무 줄어 더 이상 생태계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장기적 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국제환경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현재 코알라를 멸종위기종으로 간주하고 있다.



행동 느린 코알라, 피해 극심


호주 시드니대 생태학자들은 이번 산불로 포유류, 새, 파충류 약 4억8000만마리 또는 그 이상이 죽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특히 8000마리가 죽을 만큼 코알라의 피해가 극심한 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코알라의 특징 때문이다.
호주의 대형 산불로 인해 타 죽은 캥거루. / 사진 = 미국의 서퍼 켈리 슬레이터( Kelly Slater) SNS 캡처
호주의 대형 산불로 인해 타 죽은 캥거루. / 사진 = 미국의 서퍼 켈리 슬레이터( Kelly Slater) SNS 캡처

생태학자들은 코알라가 움직임이 느려 불길을 피하지 못하기 때문에 산불 피해 지역에서 불이 시작된 이후 피해가 컸을 것으로 추정한다. 코알라 보호단체의 수 애시턴은 "코알라들은 나무 위에서 그대로 불에 탔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생태학자 마크 그레이엄도 유사하게 설명했다. 그는 산불 관련 의회 청문회에서 "코알라는 불의 확산을 피해 빨리 도망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서 "특히 기름으로 가득한 유칼립투스잎을 먹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보다 불에 약하다"고 설명했다.

퀸즈랜드대 크리스틴 아담스-호킹 박사도 내셔널지오그래피와의 인터뷰에서 "새는 날 수 있고, 캥거루는 매우 빨리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코알라는 너무 느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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