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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산불에 고통받는 생명, 총으로 쏴야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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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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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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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호주 빅토리아주의 해안도시 말라쿠타, 5개월째 이어지는 거센 산불을 피해 캥거루들이 골프장으로 도망쳐왔다. 70세의 크리스 바튼은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캥거루 몇 마리를 소총으로 쏴 죽인 후 눈물을 흘렸다.

9일(현지시간) CNN은 호주에서 산불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야생동물을 안락사 시키는 수의사 바튼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호주 산불은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시작됐지만 불길은 빅토리아주로까지 번지고 있다. 빅토리아주에서만 120만 헥타르(1만2000㎢)의 토지가 불타고, 관광객과 주민 4000여명이 고립됐다 구조되기도 했다.

바튼은 이날 말라쿠타 골프장에서만 4마리의 캥거루를 직접 총으로 쏴야 했다. 모두 발바닥과 얼굴 등이 3도 화상을 입어 패혈증으로 심각하게 고통받는 캥거루들이었다. 바튼은 CNN에 "골프장에서 악몽이 펼쳐졌다"면서 "40년간 수의사로 일했지만, 이런 어쩔 수 없는 학살은 눈가에 눈물이 맺히게 한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통신.
/사진=로이터통신.
호주에선 바튼과 같이 산불로 인해 치료 불가능할 정도로 부상을 입은 동물들이 늘어나면서 안락사시키는 이들 또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뉴사우스웨일스주 쿨라골라이트 마을의 농부 스티브 쉬프턴은 자신이 키우던 소 20여마리를 직접 안락사시켰다. 모두 치료가 불가능한 소들이었다.

호주 ABC방송에 따르면 호주 당국은 지난 5일 차단방역을 위해 농장에서 키우던 소 수천 마리를 한꺼번에 안락사했다.

호주 농림부는 수의사 100여명에게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다친 동물들을 조사하고 안락사 시켜달라고 협조 요청을 하기도 했다. 호주 당국은 산불이 진화되기 전까지 농장에서 키우는 소 10만마리가량이 죽을 것으로 예상한다.

호주 남동부 지역은 섭씨 40도가 넘는 고온 및 가뭄 현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대형산불이 발생했다. CNN에 따르면 여태껏 소실된 토지 면적만 730만헥타르에 달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대학은 이번 산불로 인해 죽은 동물이 10억마리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곤충류까지 포함한 수치다.

시드니대학의 크리스토퍼 믹먼 생태학 교수는 "불에 타 죽은 코알라와 캥거루가 호주 산불의 상징처럼 여겨지지만 진짜 멸종 위기를 겪거나 멸종된 동물들은 따로 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멸종위기 동물은 긴발쥐캥거루, 광택유황앵무 등이다. 전문가들은 호주에서 과학적으로 발견되지 못한 미지의 곤충들마저 소리소문 없이 멸종됐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뉴잉글랜드대학의 생태학자 마누 선더스는 "우리는 지금 코알라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박테리아와 미생물 등까지 포함하면 피해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라면서 "설사 산불에서 당장 살아남은 동물들도 서식지가 사라져 먹이를 구하지 못해 결국엔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1월 10일 (16:41)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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