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의 조언 "美연준, 주식 살 수 있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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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기 부양을 위해 미 중앙은행의 주식 매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전례없는 부양책을 펼치고 있는 연준이지만 한 발 더 나아간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전 미국 연준의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현 시점에서는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의회로 하여금 연준이 소유할 수 있는 자산에 관해서 재고해 보도록 하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연준은 정부 채무나 정부가 보증하는 기관의 채무만을 보유할 수 있다. 또 이번 '코로나19(COVID-19) 대유행과 같은 비상 사태에는 특별권한을 받아 '프라이머리 마켓 기업 신용기구(PMCCF)'와 세컨더리 마켓 기업 신용기구(SMCCF)'를 설치, 회사채 매입도 가능토록 했다.

개별 회사채의 경우에는 전체 물량의 10%까지 매입하는 형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투자등급 회사채에 노출된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도 20%까지 매입토록 했다. 별도 연장이 없는 한 이러한 자산들의 매입 기간은 9월30일까지다.

이런 상황에서 옐런 전 의장은 "연준은 다른 중앙은행들에 비해 훨씬 더 제한적"이라며 "연준이 주식을 살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 것은 중대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회사채 매입 등을 활용한) 신용 시장 개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옐런 전 의장은 또 "(미국) 실업률은 12~13%까지 오를 수 있다"며 "(2분기) GDP 감소도 최소 30%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미 연준이 주식시장에도 개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조심스럽게 제기돼왔다. 연준이 아직까지 쓰고 있지 않은 카드이기도 하며 이를 위해 미 의회 법개정도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로 거론됐던 것이 일본 중앙은행(BOJ)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2002년 말 디플레이션으로 경제와 주식시장이 동반 침체되면서 BOJ가 주식 ETF를 인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처음 나왔다.

BOJ는 바로 이 의견을 받아들이는 대신 은행의 대차대조표 청산을 돕기 위한 목적에서 시중 은행들이 보유한 주식 일부를 인수하는 움직임에만 그쳤다. 이어 2010년, 금융위기로부터 부진한 회복을 해결하기 위해 BOJ는 주식 ETF를 포함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내놓았다는 것.

BOJ는 이번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ETF 매입액을 기존 2배에 달하는 연간 12조엔(약 134조원)으로까지 확대했다.

한편 연준이 기업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도 "BOJ는 많은 일본 기업으로부터 큰 지분을 소유하게 됐다"며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중대한 지배구조 문제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