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44년 만에 뒷걸음질쳤다…1분기 '-6.8%'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올해 1분기 사실상 사상 최저인 -6.8%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인 -6%를 밑도는 것으로 코로나19의 충격이 예상보다 더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중국의 1분기 GDP는 20조6504억위안(약 3510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문화대혁명이 끝난 1976년(-1.6%)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또 중국이 분기별 경제성장률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멈춰선 中 경제… 성장률에 여파 고스란히 반영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 6.0%보다 12.8%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1∼4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은 각각 6.4%, 6.2%, 6.0%, 6.0%였다.

1분기 GDP 성장률은 시장의 추정치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중금공사(CICC), BOC(인민은행), 구오타이증권, 상하이증권 등 14개 증권사의 1분기 평균 GDP 추정치는 -5.86%였다. 외국계기관의 평균 추정치는 -6.1%였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던 중국의 GDP는 2010년 10.6%로 두자릿수를 기록한 뒤 서서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성장세가 주춤했다. 그러다가 올해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한때 경제가 마비되는 등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이날 발표된 다른 주요경제지표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3월 산업생산은 전년동기보다 1.1% 줄었다. 1~2월 -13.5%보다는 감소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부진한 성적표다.

3월 중국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15.8% 감소했다. 1~2월은 -20.5%에 이어 역성장이 이어지는 등 소비 위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월 도시실업률은 5.9%로 전달 6.2%보다는 개선됐다.

국가통계국은 코로나19로 경제사회 발전 효과가 현저히 떨어졌지만 3월 주요 경제지표 하락폭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며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가통계국은 "코로나19의 방제추세가 계속 호전되고 있어 조업 재개가 빠르게 추진됐다"며 "국가경제와 민생고 관계되는 기초업종과 중요제품의 생산이 안정적으로 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도 "생산과 생활을 회복해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사회를 건설하고 빈곤에서 벗어나자는 임무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가 모두 계속 역성장한 것은 1∼2월의 극적인 붕괴에 이어 3월에도 여전히 중국 경제가 높은 압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포기하기 어려운 샤오캉 목표, 中경제부양 강도 높아질 듯

시장의 관심은 중국이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를 얼마로 결정할지에 쏠린다. 중국 지도부는 다음달로 전망되는 중국 최대 정치 이벤트 '양회'(兩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는 전면적인 샤오캉사회 건설을 위해 2020년 GDP가 2010년의 2배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 연간 5.6% 성장이 필요하다.

1분기 -6.8%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중국 정부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통해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시진핑 주석이 내놓은 샤오캉을 달성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중국 당정은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2분기 이후부터는 경기회복이 기대되는데 V(브이)자 형 가파른 반등이 나타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이 수출위주의 국가여서 코로나19의 팬데믹(대유행)이 길어지면 경기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회복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SCMP는 "공산당은 수십년 동안 자국민을 위해 샤오캉을 약속했다"며 "코로나19와 같은 블랙스완 이벤트는 중앙기획자들의 노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모든 시선이 중국이 회복하는 속도에 쏠리겠지만 3월의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처럼 멀고도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