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간호사 일하고, 카지노 붐비고…딴 나라서 더 걱정하는 日

/사진=AFP

일본에서 한 달 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배 넘게 치솟자 일본 내부 대기업에서는 물론 외신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비상사태' 선포가 무색할 정도로 감염 확산이 잡히지 않는 가운데 빠른 진단,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장소들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24일 일본 아사히에 따르면 오사카시의 한 사회복귀훈련 병원에서 간호사 한 명이 코로나19 감염 판명 후에도 근무한 사실이 보도됐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병원 측은 오사카시 보건소 조사에서 "대체 인력을 찾으려 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간호사로부터) 근무를 받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에 의하면 해당 간호사는 지난 20일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감염 사실이 확인됐지만 이날 저녁부터 21일 오전까지 야간 업무를 했다. 이미 감염이 확인된 입원 환자가 있는 병원을 담당했으며 21일 아침 이후 근무치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병원에서는 현재까지 환자와 의료 종사자 등 총 126명의 감염자가 파악됐다.


아사히에 따르면 전일 오후 11시30분 기준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하루 동안 436명이 늘어난 1만2428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총 328명이다. 다만 이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의 감염자 수는 제외한 수치로 이를 더하면 전체 확진자 수는 1만3000명을 넘긴다.

일본 정부가 긴급 사태를 선포한 지 약 2주가 지났지만 일본 곳곳에서는 아사히 보도에서처럼 방역 관리가 여전히 허술하거나 정부 대응이 미흡하단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확진자 급증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다. 외신 역시 이 부분을 꼬집는다.

전일 CNN도 일본에서 한 달 새 확진자 수가 7배 가까이 늘어난 점을 보도하면서 "파칭코(카지노)와 주점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곳이 많다"며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 선포는 휴업을 '권고'할 수는 있지만 강제치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22일 로이터 역시 "붐비는 파칭코가 코로나19 퇴치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도쿄의 한 파칭코에 근무하는 종업원을 인용해 "열려 있는 파칭코 말고는 사람들이 갈 곳이 없어 사실 평소보다 더 붐비는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로이터는 일본 대형 파칭코 체인인 마루한과 다이남 관계자를 인용, 이들 파칭코가 "수 백 개 지점 중 이미 절반 가량에 대해 이미 휴업했거나 이번 주말까지 휴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파칭코 뿐만이 아니다. 일본 사가현은 전일 밤 현 내에서 7명의 코로나19 감염 확인 사실을 밝혔는데 이들은 모두 현 내에 있는 한 나이트클럽 직원이나 고객들로 파악됐다. 이같은 집단 감염은 사가현 내 첫 발생이었다.

전일 BBC는 "2~3월까지 일본은 전체 감염자 수를 수 백 명 수준으로 유지해오는 등 성공적으로 통제한 국가 사례 중 하나였다"면서도 "현재 수도 도쿄에서는 3500건 이상의 감염이 확인됐고 전국적으로도 1만2000건 이상의 확진이 파악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병원들에서는 2주 전 긴급사태 선포가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지 못했다는 말이 나온다"고도 덧붙였다.

일본의 더딘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속도는 여전히 골칫거리로 지적된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창업자 겸 회장은 지난 22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실수"라며 "모든 시민들이 검사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