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무조건 '만땅' 넣어"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1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26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가 1,184원, 경유가 1,018원에 판매되고 있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넷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29.0원 내린 리터당 1301.8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주에도 전주 대비 26.5원 내리는 등 급격한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급락한 국제유가가 국내 판매가격에 점점 반영되는 추세이기에 앞으로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2020.4.26/뉴스1

초유의 1100원대 휘발유가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휘발유가 리터 당 1168원에 판매되는 주유소가 있을 정도다.

6일 오전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춘천 강동농협주유소가 1168원의 휘발유가를 기록, 전국 최저가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평균 1346원을 기록 중인 가운데 경기가 1256원, 인천이 1238원, 충북이 1270원을 기록 중이다.

경북과 대구, 울산, 부산 등도 1200원대 초반에 판매가격이 형성돼 있다. 서울을 제외하고 지역별로 가장 비싼 곳은 제주지만 역시 리터 당 1305원에 그쳤다.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가는 리터 당 1256.03원으로 3년 내 최저점인 지난 2019년 2월 1344원을 크게 하회했다.


더 내려가긴 어렵다.."지금이 최저점"

징검다리 황금연휴가 끝나고 코로나19 방역 체제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수급 구조와 국내 유류세 구조를 감안할 때 주유소 판매 가격이 이 보다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국내 들여오는 원유 가격이 급락했다. 두바이유는 1월6일 배럴당 69.65달러에 거래되던 것이 4월30일 기준으로 20.73달러까지 떨어졌다.

낙폭 기준으로는 역사적 낙폭을 기록한 2014년(배럴 당 100달러선→50달러)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저점을 기준으로 보면 지금 가격은 2014년에 비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다.

다만 가격 하락이 무한정 이어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세금구조 때문이다. 이날 평균 휘발유가를 1260원으로 잡으면 여기엔 750원 가량의 교통세·교육세·주행세가 포함돼 있다. 별도로 126원의 부가가치세(10%)도 포함됐다.

1260원의 휘발유가에 세금이 900원에 이른다는 의미다. 이 세금에 원유 수입관세, 수입가격에 별도로 붙는 조세, 정유사 유통비용, 주유소 마진 등을 더해 가격이 형성된다. 물리적으로 주유소 판매유가가 더 낮아지긴 어렵다.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연휴를 중심으로 국내 이동용 기름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지금이 저점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흐름 탔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국제유가도 오름세다. 국내 휘발유 소매가에 반영되는 시점을 감안하면 2~3달의 시차를 두고 주유소 판매 가격도 조금씩 오를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 조치 등이 완화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0.5%(4.17달러) 뛴 24.56달러에 거래됐다. 상승 폭이 크진 않지만 지속적인 회복세다.

6월물 브렌트유 역시 같은 날 전일 대비 13.86%(3.77달러) 오른 30.9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봉쇄령과 이동제한 조치를 완화한 여파다. 정상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원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움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