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5조 팔아치운 외국인, 이 주식은 480억 샀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지난 3월 16일 오전 서울 시내의 쿠팡 캠프에서 배송 기사들이 배송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2020.3.16/뉴스1

개인이 지난 4일 하루에만 1조7000억원을 사들이는 등 역대급 순매수 기록을 보이는데도 외국인 투자자는 여전히 매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NHN한국사이버결제 (9,860원 ▼140 -1.40%)는 500억원 가까이 사들여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4일까지 한 달여간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NHN한국사이버결제 (9,860원 ▼140 -1.40%) 주식 48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는 7537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크다. 이 기간 외국인은 5조46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는데, 이는 같은 기간 5조5124억원어치를 사들인 개인과 엇갈린 투자 행태를 보인 것이다. 개인이 1조7000원이 순매수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4일에도 외국인은 9462억원을 순매도했다.

NHN한국사이버결제 (9,860원 ▼140 -1.40%) 이외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ETF 제외)은 한진칼 (67,200원 ▲3,300 +5.16%)(731억원), 펄어비스 (41,400원 ▼500 -1.19%)(596억원), LG생활건강 (402,500원 ▼22,000 -5.18%)(568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753,000원 ▲1,000 +0.13%)(520억원) 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LG생활건강은 시가총액 2~30조에 달하는 코스피 대형주고, 한진칼과 펄어비스의 시총도 각각 5조원과 2조원을 넘는다.

이에 비해 시총 1조원도 채 못 미치는 NHN한국사이버결제 (9,860원 ▼140 -1.40%)를 대형 업체와 엇비슷하게 순매수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같은 기간 개인은 이 주식 26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NHN한국사이버결제 (9,860원 ▼140 -1.40%)는 코로나19(COVID-19) 수혜 대장주로 꼽히는 업체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두기가 도입되면서 온라인 쇼핑 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덕분이다. 정부가 이날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 지침을 전환했지만 아직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는 않은 데다, 이번 기회로 자리잡은 언택트(비대면) 트렌드는 앞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국내 PG(전자결제)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인 NHN한국사이버결제 (9,860원 ▼140 -1.40%)의 수혜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최재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이커머스 1위인 '쿠팡'을 비롯해 대형 이커머스 기업 '티몬', '위메프'가 고객사인 데다, 음식 배달서비스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까지 고객사로 두고 있어 국내 PG사 중 가장 큰 수혜주"라며 "지난 3월 거래액은 2조원을 훌쩍 넘어 창립 사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올해 연간 거래액은 24조원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고객사 유치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점도 호재다.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지난해 애플 앱스토어 마스터 PG 지위(단독 전자지급결제 대행사)에 이어 글로벌 온라인 여행 예약대행사(OTA) 1위 '익스피디아' 국내 결제서비스 독점 지위를 획득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캐나다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 국내 서비스에 원화결제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 연구원은 "지난해 1조원으로 전체 거래액의 5% 수준을 차지했던 해외 결제 거래액은 올해 2조원 이상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NHN한국사이버결제 (9,860원 ▼140 -1.40%)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두 배 가까이 올랐는데, 특히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 이후 지난 4일까지 74.8%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