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4차산업 패권 경쟁…주류 문화 넘보는 언택트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17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신자들이 미사를 드리기 앞서 손소독을 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 미사 참례 인원을 250명 안팎으로 제한했으며 참석자들은 긴 의자에 띄엄띄엄 붙여놓은 번호표에 맞춰 착석했다. 2020.5.17/뉴스1

코로나19(COVID-19)의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에 이어 엔데믹(Endemic, 주기적 발병) 전망까지 나오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 이후 사람들의 생활과 소비패턴이 영구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암시로 해석된다. 지난 3~4월 코로나의 '반짝' 수혜주로 언택트(Untact) 관련주들이 각광을 받은 데 이어 이제는 주류문화로까지 정착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과거 언택트 서비스는 모바일기기에 익숙한 젊은 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반강제적으로' 언택트 문화를 접하게 된 40~50대에서도 관련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요즘은 언택트가 대세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중단됐던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이 25일 서울 성북구 서경대학교 운동장에서 치러지는 가운데 응시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언택트(Untact)란 부정 접두사 'Un'에 접촉을 의미하는 컨택트(Contact)를 합쳐서 만든 신조어로 비(非)대면 산업을 통칭하는 용어를 말한다. 대면접촉을 통한 코로나19 전염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급부상한 섹터다.

이같은 비대면 수혜업종으로는 △반도체 △유통 △통신·네트워크장비 △모바일게임 △음식료 △원격의료·교육 등이 거론된다. 최근 증권사의 보고서에 빠짐없이 나오는 단어도 바로 이 '언택트'다. 국내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이 높아지자 가장 먼저 출렁였던 주식도 원격교육주들이었다.

처음 언택트는 무인서비스를 의미하는 정도로 제한적으로 사용된 단어였다. 은행들이 점포수를 줄이면서 온라인서비스로 대체하거나 패스트푸드점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메뉴를 주문해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법 정도로 소개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에 이젠 비대면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항공·여행, 백화점 등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지난 4월 '언택트시대, 달라질 투자전략'이란 보고서를 통해 "비대면 관련주는 주식시장에서 소나기를 피해갈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이들은 광범위하게 보면 최근 전 세계 국가들이 한창인 4차산업 패권 경쟁과도 연관이 있는 분야들"이라고 설명했다.
◇엄청난 위협에 직면한 '공유경제'

우버 /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전 가장 빠른 성장가도를 달렸던 섹터는 공유경제였다. 바이러스 하나로 상황은 급반전됐다. 대면과 접촉을 전제로 한 공유경제가 팬데믹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오히려 공유경제 대신 '고립경제'(Isolated economy)'라는 용어가 주목받을 정도다. 가까운 사람끼리만 밀첩하게 접촉하며 필요한 것을 해결하는 소비재나 서비스업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특히 공유경제를 세계적으로 선도해왔던 기업들이 커다란 위협에 직면했다. 공유부동산을 표방한 위워크,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차량공유서비스 우버 등이 코로나로 인해 휘청인다. 우버는 지난 7일 전체 직원의 14%에 달하는 3700명을 해고했고, 에어비앤비 또한 전체 인력의 25%에 해당하는 약 1900개 일자리를 줄이는 등 매출급감에 따른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존 공유경제는 상당부분 타격을 받고 변신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략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넘쳐나는 수혜주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25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행사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2019.11.25/뉴스1

언택트의 대표 수혜주는 단연 NAVER와 카카오다. 자체 전자상거래 기능 뿐만 아니라 웹툰·동영상과 같은 컨텐츠, 간편결제 등 언택트 소비행태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7일 두 종목은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언택트 수혜영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1위 OTT 업체 넷플릭스도 코로나19 사태 최대 수혜 기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의 가입이 크게 늘면서다. 지난달 22일 기준 넷플릭스의 총 가입자 수는 1억8290만명으로 13년만에 최대 분기별 수익률도 기록했다. 늘어난 가입자 수만큼 주가도 가파르게 올랐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3월 중순 300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넷플릭스 주가는 17일 기준 454달러를 상회하며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전자상거래 문화도 보편화되고 있다. 특히 전자결제업체인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지난 8일 온라인PG과 해외 가맹점 결제가 증가하면서 매출액으로 22% 증가한 1513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7.9% 증가했다. 주가도 급등해 8일 실적 발표 이후 15일 5만6800원을 기록하며 5영업일 만에 35.7%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