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질타 자영업자들 "건물주 욕했는데 새 강자 나타나"

머니투데이

서진욱 , 김지영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열린 배달앱-소상공인·자영업의 바람직한 상생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자영업자들의 절실함을 듣고 수수료를 내릴 의향이 있냐?"

국회 토론회에서 배달음식 주문 앱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자영업자와 상생을 위해 수수료 인하, 마케팅 비용 전가 폐지 등을 단행하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배달 앱 관계자들은 "상생 방안을 조속히 강구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배달 앱 독점화 불가피", "수수료 내려라"… 배달 앱 향한 날선 비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배달 앱-소상공인·자영업 상생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21대 국회 출범 이후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처음으로 개최한 토론회다.

김지예 경기도 공정경제과장은 공공 배달 앱 추진 배경과 운영 계획을 설명하면서, 배달 앱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과장은 "플랫폼 경제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한계생산비가 제로(0)이기 때문에, 산업 특성상 독점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며 "이윤의 독점과 편중이 발생하고 경제적 약자에 대한 착취와 수탈이 일상화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4월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논란 국면에서 공공 배달 앱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했다. 경기 지역의 배달 앱 시장을 공적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하겠단 시도다. 경기도가 국회에 배달음식 앱 '수수료 상한제'와 '독점사업자 요금결제 심사제' 도입을 위한 입법도 요청할 방침이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자영업자들이 지나친 광고비 지출과 높은 수수료로 고통받고 있다"며 "배달 앱은 (수수료를) 내릴 의향이 있어야 하고, 정부는 적극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달 앱 라이더에게 얼마의 수익을 배분하고 있냐"고 물은 뒤, "취약계층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수수료도 문제지만 무분별한 가격할인 마케팅도 문제"라며 "1만2000원에 팔면 3600원이 남는데, 마케팅에 참여하면 1060원으로 줄어든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떻게 아르바이트 인건비 주고 장사하라는 거냐"라며 "원래 자영업자들이 건물주를 욕했는데 새로운 강자(배달 앱)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몸 숙인' 배달 앱 "상생 방안 마련하겠다"

배달 앱 관계자들은 상생 의지를 표명하며, 의견 청취에 집중했다. 이현재 우아한형제들 이사는 배민 수수료 논란에 재차 사과했다. 이 이사는 "4월 사회적 이슈를 만들고 염려를 끼친 데 사과드린다"며 "대표가 여러 매체를 통해 수수료를 올리지 않겠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14만명에 달하는 업주들의 의견 청취를 위한 온라인 채널 오픈을 준비 중이다.

이승훈 딜리버리히어로(DH) 코리아 대외협력팀장은 "주신 의견들을 상생 방안을 만드는 데 활용하겠다"며 "최근 업주 지원을 전문적으로 추진하자는 취지에서 팀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자리가 또 있을 것 같으니 실제 방안을 만들어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DH 코리아의 모회사 DH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DH는 우아한형제들 기업가치를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로 평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회사의 합병에 앞서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이다. 배민과 요기요는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경쟁 체제를 유지하겠단 입장이다.

민주당은 상생 방안 도출 의지를 표명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배달 앱) 시장의 99% 차지하는 독과점 기업의 출현으로 자영업자에 불리한 시장 구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다"며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지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을지로위원장인 박홍근 의원은 "오늘 이 자리가 일회성 토론회로 그칠 게 아니라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위한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며 "을지로위가 배달 앱과 소상공인 간 상생 협력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