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어려워 보험료 못냈는데…다치면 보험금 안 나올까

#40대 자영업자인 한기석씨(가명)는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영하는 식당의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최근에는 월세조차 제대로 내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생활비도 부족해 매월 15일이 보험료 납입일인데도 지난 5월과 6월 두 달 연속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한씨는 6월16일 골목길에서 갑자기 나타난 오토바이를 피하지 못하고 골절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심지어 오토바이 운전자는 보험이 없어 한씨가 치료비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두 달 동안 상해보험 보험료를 내지 않는 한씨는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가입자가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보험 계약상의 보장 사항들이 효력을 잃는 ‘보험 실효’ 상태가 된다. 보험이 실효되면 모든 보장력이 상실돼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통상 보험료를 두 달 이상 내지 않으면 실효가 돼 모든 보장이 중단된다.


하지만 한씨의 경우는 두 달 간 연체가 됐더라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보험사에서는 보험료 미납 두 달째가 되면 반드시 가입자에게 ‘보험료 납입최고(독촉) 기한’에 대한 안내를 해야 한다. 보험료 납입 최고 기간은 14일(보험 기간 1년 미만일 경우 7일)이며, 이 기간 동안 연체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익일부터 보험은 실효 상태가 된다.

따라서 6월15일까지 두 달 치 보험료를 내지 않았더라도 2주간의 납입최고 기간인 6월29일까지는 한씨가 가입한 상해보험은 실효상태가 아니다. 사고는 6월16일에 발생했기 때문에 한씨는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6월29일까지도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면 6월30일부터 실효상태가 되고, 사고가 발생해도 보장을 받을 수 없다. 게다가 이 실효 기간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지될 수도 있는 만큼 계약자는 보험을 부활시키거나 해지할 수밖에 없다.

실효된 보험의 효력을 되살리고 싶다면 실효일로부터 3년 이내(2016년 4월 1일 이전 계약은 2년)에 해지환급금을 받아선 안된다. 해지환급금을 받는 것은 보험 해지에 동의했다는 의미라서 이미 해당 시점에 보험이 해지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 연체 보험료와 연체 이자를 전부 내야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새로 건강 진단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보험사의 심사 후 최종 승낙을 받아야 보험 계약을 되살릴 수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실효 된 보험 계약을 부활할 경우 실효 기간 동안 가입자의 직업 변경이나 병력 사항 등의 사유로 인해 부활이 제한되거나 가입 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