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더블딥' 진입"…100만명 추가 확진에 美경제 경고음

/AFPBBNews=뉴스1

미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일주일새 100만명을 넘기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침체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 재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의 영역에 이미 진입한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이달초 10만명을 넘은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이 숫자가 15만9100명까지 치솟았다. 팬데믹(대유행) 이후 최고치였다.


미국내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감염자는 14만5000명으로 이 기간 100만명 이상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내 누적 확진자는 1105만100명으로 지난 2주새 80%나 폭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는 기업 경영과 소비심리 두가지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미 주요 경제지표가 아직 10월달치 발표를 하며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11월은 이미 더블딥에 진입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관론도 커지고 있다.

미시간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미 소비심리는 이달들어 5%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소비심리지수가 미래 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임을 감안한다면 경제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것이다.


JP모간체이스가 지난주 발표한 11월 신용 및 체크카드 지출 규모도 감소세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JP모간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증거가 우리가 더블딥에 진입한다는 결정적인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확실히 여기엔 경고 신호가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여전히 역대급 수준을 보이고 있는 실업자 통계도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4일 기준, 실업수당 프로그램 중 하나라도 등록한 사람들은 1300만명이 넘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19일 발표될 통계에서는 이 숫자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노동시장이 완전히 회복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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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이미 의회가 승인한 6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이 지난 8월 종료된 후 이들의 소비가 줄어드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플로리다와 앨리배마처럼 실업 보험이 상대적으로 짠 주는 지난 3월에 실직한 노동자 기준 이미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지원금을 모두 소진한 상태다. 지난 8개월간 가계를 부양하던 기둥 하나가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라는 의미다.

이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은 미 의회가 조속한 추가 부양책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FT는 지난 3~4월에는 백악관과 의회가 3조달러에 달하는 부양책에 합의했지만, 이번에는 대선 전까지 합의하지 못한 데다가 이후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당선인측과 불복 소송을 제기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나서서 부양책 합의를 원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민주당은 2조달러 이상의 부양책을 고집하는 반면, 공화당은 이같은 규모가 너무 지나치다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양측은 추가 실업수당 지급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공화당은 과한 실업수당은 실직자들의 재취업 의지를 낮춘다며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다. FT는 이미 몇몇 주에서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부양책 타결을 한없이 기다릴 수 없다고 우려했다.

전국고용법프로젝트의 마이클 에버모어 선임 정책 분석가는 올 연말까지 부양책이 합의되지 못한다면, 실업수당을 소진한 이들이 집을 잃고 필요한 의료 지원 받지 못하기 시작할 것이며, 이에 따른 피해는 영구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S&P글로벌의 베스 앤 보비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정부가 락다운에 들어가면 현재 매우 취약한 회복은 분명히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S&P글로벌은 코로나19 통제나 신속한 부양책 통과, 둘중 하나라도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 경제는 5.1% 뒷걸음질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데이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건강과 경제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정말 좋지 않은 위치에 서있다"면서 "이것을 설탕으로 뒤덮을 방법이 없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꽤 긴 겨울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 증시는 실물경제와 동떨어진 모습을 당분간 보일 것이란 예상이 많다. 앞서 미 증시가 실물경제 충격에도 계속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 같이 백신 호재만 바라볼 것이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