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달랐다 "김종인 용단 높게 평가, 보수개혁 이루길"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이재명 경지기사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권 인사로서는 드물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에 "진정한 보수개혁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호평했다.

이 지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시지탄이지만, 김종인 위원장의 용단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등에 "저희가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지었다.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4년여 만에 나온 대국민 사과다.

이를 두고 이 지사는 "두 전직 대통령의 연이은 사법처리는 그 이유를 떠나 국가적인 불행이었다"며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고 통합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여야 정치권 모두에 주어진 초당적 의무였다"고 김 위원장의 사과를 평가했다.

그간 야당에 자성의 목소리가 없었다는 비판도 내놨다. 그는 "당시 집권당의 절반은 박근혜 탄핵이라는 국민의 뜻과 헌재 판결의 정당성을 부정했고, 이명박의 권력형 비리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반성할 줄 모르는 보수정치의 모습에 국민은 또 한번 실망했고 국민통합도 난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이 지사는 "한국의 보수정치가 헌법과 법률에 대한 존중, 공동체적 가치, 청렴성, 민족주의 등 보수의 본령을 되찾고 건강한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랬을 때만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한층 진일보하게 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김 위원장의 대국민사과를 계기로 국민에게 탄핵당한 과거를 부정하는 세력과의 철저한 단절을 통해 진정한 보수개혁을 이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말에 따르는 행동도 강조했다. 이 지사는 "물론, 사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행동"이라며 "행동이 뒷받침되지 못한 사과는 공허할 수밖에 없고, 아무런 울림도 전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 발목잡기가 아닌 건전한 정책경쟁이 사랑받는 국민정당으로 거듭나는 출발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의 사과를 두고 야당 내 반발은 물론 여당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엉뚱하게도 지나가던 뜨내기 김씨가 이씨·박씨 것도 다 우리 잘못이라고 사과를 한다면 얼마나 황당한가"라고 평가절하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