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머리에 화살 꽂힌채 발견된 사슴… 사슴 '캐럿'에게 얽힌 사연

발견 당시 머리에 화살이 꽃혀있던 사슴 캐럿. 트위터 캡처.

캐나다에서 발견된 머리에 화살이 꽂힌 사슴 '캐럿'과 그의 이야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캐나다 북부 온타리오주에서 발견된 흰꼬리 사슴 '캐럿'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슴의 이름을 지은 캐나다의 야생동물 사진작가 리앤 카버는 "수년 동안 동물들의 사진을 찍어왔지만 캐럿은 특별한 멋이 있다. 지금껏 만난 그 어떤 사슴과도 다르다"며 캐럿을 소개했다.

캐나다의 겨울은 기온이 크게 떨어져 아주 춥고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슴이 버티기에 힘든 환경이다. 그것보다 흰꼬리사슴인 캐럿에게는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어미를 잃은 어린 사슴 캐럿은 카버 부부의 집 뒷마당에 자주 나타났는데 지난 주에 카버의 남편이 캐럿의 머리에 화살이 꽂혀 크게 다쳐서 온 것을 발견했다.


캐럿은 머리에 화살이 꽂혀있는 큰 부상에도 불구하고 덤덤해보였다. 카버는 "캐럿은 아무렇지 않게 평상시처럼 행동했다. 그러나 그런 캐럿을 보는 게 너무 힘들고 끔찍했다"고 말했다.

카버는 부상당한 어린 사슴을 구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 많은 사람들에게 캐럿이 처한 곤경을 공유했다.

산림청 직원들과 현지 사냥꾼들은 화살을 떼내지 않는 게 좋을 거라고 충고했다. 화살이 출혈을 막고 있어서 화살을 뽑으면 다시 피를 흘리거나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지난 16일 오후 경찰들과 천연자원부 직원들은 캐럿의 머리에 꽂혀있는 화살을 잘라내기 위해 카버의 집에 방문했다. 그들은 낮은 기온에 얼어붙어버린 화살을 녹이고, 캐럿을 진정시키기 위한 무수한 시도 끝에 화살통 상단을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

카버는 "불가능한 꿈을 꾸는 것 같았다"며 "앞으로 상처가 악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카버는 페이스북 페이지 'Carrot the Magic Deer'를 개설했고, 전세계의 지지자들로부터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카버는 "인터넷은 모든 사람들이 무언가에 대해 논쟁하고 싶어하는 장소지만 캐럿은 네티즌들을 하나로 묶는 것 같다"며 "모두가 캐럿에게 하나 같이 동정심과 사랑을 전하고 싶어한다. 이런 마음은 요즘 세상에 찾기 어렵다. 캐럿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선물해주었다"고 말했다.